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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발전용 LNG 직수입 확대로 수익기반 붕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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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발전용 LNG 직수입 확대로 수익기반 붕괴 위기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09.02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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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대표 채희봉)가 발전사 등 수요업체들의 LNG 직수입 확대로 향후 판매물량 감소에 시달릴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8월까지 국내 발전업체들의 LNG 직수입 물량은 801만톤을 기록했다. 직수입 규모는 2015년 190만톤에서 2017년 461만톤, 2018년 611만톤까지 늘더니 올해는 8개월 만에 800만톤을 넘겼다.

직수입이란 발전사 등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를 공급받지 않고 직접 수입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LNG 직수입 물량규모.png
올해 신규 직수입 LNG 규모는 총 190만톤에 달한다. GS칼텍스가 여수공장 수소제조용 및 자체연료용으로 약 97만톤 규모의 LNG를 직수입하기 시작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청라인천복합발전소 연료용으로 2월부터 33만톤, 신평택화력도 LNG복합발전을 위해 7월부터 약 60만톤의 LNG 직수입을 개시했다. 

지난해 기준 LNG 총 도입물량은 총 4401만톤 규모다. 이 중 3790만톤은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했고, 나머지 611만톤(13.9%)는 다른 수요업체들이 직수입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한국가스공사의 LNG 수입물량이 대폭 줄어들고, 수요업체의 직수입 물량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LNG수입은 한국가스공사가 전담해왔지만 지난 2015년부터 직수입이 본격화됐다. 천연가스 대량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가스 산업의 경쟁촉진, 대외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규제완화 차원에서 도입됐다.

국내 민간 발전사업자들이 직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은 한국가스공사로부터 구매하는 것보다 직수입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한국가스공사가 발전사에 제공하는 LNG 연료 단가는 톤당 약 781달러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LNG 수입가는 톤당 581.8달러로 무려 25% 이상 저렴했다.

미국 셰일가스 붐을 계기로 시장자유화에 따른 계약 유연성이 확대되며 LNG 가격이 하락세다. 발전사나 직수입사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가스공사와의 장기계약 대신 수요와 공급에 따른 경쟁방식(gas-to-gas competition)을 채택하는 미국 LNG 시장과의 직접 거래를 선호하게 된 것.

2020년 이후부터는 그동안 LNG 직수입 사업을 주도해 온 대용량 발전사업자 이외에 소규모 산업용 수요자가 직수입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어서 더욱 직수입 물량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부터 SK에너지 울산공장 수소제조용 및 자제연료용 50만톤, 고려아연 자가발전용 28만톤 등 총 78만톤, 2021년 한화케미칼 여수공장 수소생산용으로 12만톤 규모의 LNG 추가 직수입을 앞두고 있다. 2022년에는 SK E&S 여주복합발전용 80만톤, SK하이닉스 자가발전용 100만톤, 서부발전 김포열병합용 30만톤(잠정), 롯데BP화학 울산공장 수소제조용 20만톤 등이 직수입될 예정이다. 2022년 경 전체 직수입 LNG 물량은 1121만톤에 이른다.

2023년 현대산업개발은 통영복합발전 연료로 연간 LNG 60만톤을 자체 건설 중인 통영LNG터미널을 통해 도입할 계획이다. 같은 해부터 남동발전 대구복합 40만톤(잠정), 남부발전 세종열병합 37만톤(잠정)도 LNG 직수입 대상이다. SK가스는 2024년 울산복합발전 연료로 연간 80만톤의 LNG를 울산LNG터미널을 통해 도입할 예정이며, 동서발전의 음성복합발전 연료 LNG 80만톤(잠정)도 직수입을 검토 중이다.

2025년에는 장기계약을 맺었던 발전용 LNG 공급계약이 만료돼 직수입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LNG 공급물량이 수요업체들의 직수입 증가로 대폭 감소할 경우 한국가스공사의 실적감소도 불가피해 진다

한국가스공사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LNG 사용량이 늘며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26조18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전년보다 2.2% 감소한 수치지만 영업이익은 1조2769억 원으로 8.2%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역시 13조5761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741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증가했다. 하지만 2025년을 전후해 LNG 공급량이 대폭 감소할 경우 지금과 같은 수익성을 유지할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5년 전후 발전용 LNG 장기계약이 만료되는데 발전사들이 직접 해외로 나가 물량을 직수입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어서 가스공사 물량이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 수도 있으며 이는 실적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 직수입 증가로 LNG 공급 물량이 줄어들면 실적에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체의 절반 정도로 직수입 물량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최근 LNG시장이 구매자 우위시장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언제 다시 판매자 시장 위주로 전환될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가스공사의 장기계약 물량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개별요금제 도입을 추진 중으로 오는 9월 결정이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별요금제란 가스공사가 발전사들과 별개로 가격 조건 협상을 벌이는 제도다. 가스공사 개별요금제는 정부의 ‘LNG 직수입 제도개선’ 차원에서 추진돼 지난 6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반영된 바 있다. 논의 후 오는 9월 도입되면 정부 승인을 거쳐 2022년 본격 시행된다. 문제는 새로 계약을 맺는 경우에 개별요금제 적용이어서 수년 이상 장기계약이 남아있는 업체들의 경우 기존의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발전사 및 직수입사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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