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비, 슬그머니 계약 연장하고 항의하면 위약금 족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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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비, 슬그머니 계약 연장하고 항의하면 위약금 족쇄
'서면 통보' 표준약관 입맛대로 해석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19.09.03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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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원을 비롯한 국내 사설경비업체들이 계약 만료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가입자가 해지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약정이 만료된 후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되는데 통지 수단을 '서면'으로만 한정하고 있어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에스원과 ADT캡스, KT텔레캅 등 국내 주요 보안업체들은 '계약만료일로부터 1개월 전까지 고객에게 계약만료일을 통지한다'고 약관에 명시하고 있다. 만약 해당 고객이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계약 연장을 거절한다는 의사 표현을 회사에 하지 않을 경우 계약 만료일로부터 1년 간 계약이 자동 연장된다.

문제는 계약 연장 고지를 가입자가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약관에는 계약 연장 내용 고지 수단을 요금고지서와 같은 '서면'으로 한정하고 있다. 배송과정서 우편물이 유실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이를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 평택시에 거주하는 김 모(남)씨는 지난 1월 사용하던 에스원의 무인경비 서비스 약정 만료가 임박했다는 생각에 고객센터를 통해 계약 해지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미 약정일자가 지난 상태였고 자신도 모르는 새 재계약이 체결돼 있었다. 에스원 측에 항의하자 "서면으로 고지했기 때문에 해지하려면 위약금을 내야 된다"는 답변만 반복됐다.

사설경비업체들은 이같은 약관이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약관을 따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의 ‘무인경비 표준약관’ 4조 3항에 따르면 무인경비업체는 계약만료일로부터 1개월 전까지 을에게 계약만료일을 서면으로 통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에스원 관계자는 “2018년 약관이 개정되면서 '서면 통보'로 변경됐다. 그 이전에는 '서면으로'라는 말이 없었고 '한 달 전에 통보한다'고만 명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표준약관의 '서면'에 대한 해석 달라"...해지방어 가이드라인 마련돼야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서는 표준약관에 명시된 ‘서면’이 해석에 따라 우편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분쟁 발생 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 명시하지 않았지만 지난 2017년 9월 개정을 통해 서면부분을 추가했다”며 “다만 여기서 말하는 서면은 우편물 등 종이서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닌 해석에 따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의 전자서면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 문제는 해당 조항이 사설경비업체들의 과도한 해지방어와 맞물려 더 큰 피해를 발생시킨다는 점이다. 해지방어로 제 때 해지를 못해 서비스가 자동 연장될 경우 거액의 위약금을 무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 고성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백 모(남)씨는 에스원의 무인경비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외각경비가 불필요하다고 판단돼 CCTV교체 및 해지 신청을 했다. 에스원측에서 약속한 장비 철거일은 계속해서 미뤄졌고 결국 1년이 넘도록 해지를 하지 못한 채 요금만 납부했다.

백 씨는 “직접 방문해 장비 철거를 하겠다 했지만 말 뿐이었다”며 “내용증명도 보내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해지를 시도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소송까지 진행했다”고 하소연했다.

현재로선 사설경비업체들의 이같은 만행을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사설경비는 가입자 대부분이 기업이나 자영업자로 구성돼 있어 여론의 관심이 낮은 탓에 해지방어와 관련한 법적 가이드라인 마련 움직임이 거의 없다.

관할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민원이 다수 접수될 경우에는 업체에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서도 “단발적으로 발생하는 사안이라 쉽게 나서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도 “구체적인 고지 방법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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