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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중국산 모바일게임, 사행성만 높고 사후관리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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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중국산 모바일게임, 사행성만 높고 사후관리 엉망
게임물관리위원회 "심각성 알지만 방법 없다"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19.10.21 07: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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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중국 업체들에게 잠식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품질이라 말할 수 있는 게임성은 크게 떨어지는데 유료 결제 등 사행성은 높다 보니 원활한 게임 이용은 커녕 피해만 입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구조적 문제로 인해 쉽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게임을 공급하는 플랫폼에 자체등급분류의 심의 관련 모든 권한이 부여된 상태라 정작 관련부처인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손쓰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17년 국내 중국 모바일 게임 성적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한해 동안 한국 구글플레이에 출시된 중국산 모바일 게임 수는 전년대비 약 19% 증가한 136종으로 나타났다. 한국 구글플레이 매출 랭킹 톱20에 진입한 중국 게임 수는 2016년 11개에서 2017년에는 16개로 증가했고 이들 게임의 연간 총매출액은 7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조는 현재 진행형이다. 모바일 양대마켓 중 하나인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기준(17일) 상위 50개 게임 중 36%에 해당하는 18개의 게임이 중국산이다.

특히 라이즈 오브 킹덤즈(2위)와 기적의 검(6위), 라플라스M(8위), 랑그릿사(10위) 등 4개 게임은 상위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사실상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중국산 게임에 침식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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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업체 릴리스 게임이 제작한 라이즈 오브 킹덤은 현재(17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산 게임들이 규모만 키울 뿐 이용자 사후관리는 뒷전이라는 점이다. 이는 낮은 게임성과 노골적인 유료 결제 유도라는 중국산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와 맞물려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서울시 강서구에 거주하는 양 모(남)씨는 게임펍의 삼국지킹덤디펜스를 즐기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휴대전화를 애플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 기반 단말기로 변경했는데 계정연동이 자동으로 이뤄지질 않았던 것. 게임펍 측에 별도로 연동을 신청했지만 완료되기까지 3주 정도의 긴 시간이 소요돼 게임 내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는 게 양 씨의 설명이다.

양 씨는 “월 100만 원의 큰 돈과 많은 시간을 투자해 게임 내 순위가 전체 8위에 들 정도로 열심히 이용했지만 휴대전화를 바꾸는 과정에서 계정이 연동되지 않았고 연동을 신청했음에도 너무 오래 시간이 소요 돼 결국 순위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계정 연동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은 게임펍의 명백한 잘못이고 그 동안 결제했던 모든 금액을 환불해주는 게 마땅한데  고객센터에선 아예 답변을 주질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게임펍 관계자는 "구글 계정으로 연동한 상태에서 사용하는 기기가 변경됐다면 해당구글 계정을 선택하여 로그인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이용자의 경우 게스트 계정으로 게임을 이용중이었고 이후 구글 계정 내 이미 생성돼 있는 1레벨 캐릭터로 게스트 계정에 연동했다. 게스트 로그인 이용 중 소실된 데이터는 복구 불가이나 수동 복구 조치를 위해 기존 계정을 연동했다"고 답했다.

서울시 강동구에 거주하는 최 모(남)씨도 채플린게임이 서비스하고 있는 중국산 게임 ‘삼국지K'를 이용하다 어처구니 없는 피해를 입었다. 게임사의 착오로 유료 아이템 지급에 문제가 생겼는데 보상은커녕 갑작스런 패치로 오랜 시간 게임 접속을 하지 못했다. 잘못된 유료 아이템 배포로 자신의 장비 가치가 훼손됐다는 게 최 씨 주장의 핵심이다.

최 씨는 “채플린게임이 잘못된 보상으로 뿌린 아이템의 가치는 대략적으로 계산해도 현금 3700만 원 정도 된다”며 “이 때문에 현금결제해 구매했던 아이템들의 상대적 가치가 심각하게 손상 및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이 문제를 수정한다며 갑작스럽게 패치를 진행해 19시간이 지나도록 게임 접속을 하지 못했다”며 “게임에 결제한 모든 금액에 대해 환불을 원하는데 답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 16종 중 12종 중국산...게임물관리위원회 뒷짐만?

이같은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돈 버는 데에만 급급해 아무런 검열 없이 B급 중국산 게임을 들여오는 일부 게임 유통업체들의 탓이 크다. 한탕주의에 기반해 인력을 최소화 하고 게임성을 전혀 따지지 않다 보니 불편은 많을 수밖에 없고 문제 해결도 원활하지 않은 것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서비스업체는 제품에 대한 문의를 받는 창구를 만들어야 되고 이를 성실히 운영해야 될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중국산 게임을 들여오는 업체들은 대부분 소규모이고 이로 인해 서비스 교육을 받지 않은 인력이 CS업무를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원 개발사인 중국 업체들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화를 더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미준수한 게임 16종 가운데 12종이 중국산 게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율규제 강령에 따르면 확률형아이템 결과물에 따라 개별 확률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으며, 확률정보 표시 위치를 이용자의 식별이 용이한 게임 내 구매화면 등에 안내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산 게임들의 안하무인한 태도로 이용자들의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방지할 수단은 전무한 실정이다.

제도적 허점 역시 이런 양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 게임 시장에선 게임물위원회가 자체등급분류 업체로 지정한 플랫폼의 심의만 통과하면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자체등급분류 플랫폼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 등이 있다. 즉 판호 발급 여부에 따라 게임 출시를 제한하는 중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플랫폼 심의만 통과한다면 정부의 제재가 어렵다는 뜻이다.

자체등급분류제도는 2011년 게임법 개정으로 사전등급분류가 어려운 모바일 오픈마켓 게임물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2011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앱스토어에는 게임 카테고리가 존재하지 않았다. 국내 게임물 서비스사들은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로 심의를 받은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거나, 국내에서의 서비스를 아예 포기하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에서 더 나아간 소위 '먹튀 방지법'도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계류 중이다. 과태료가 1000만 원에 불과해 부당이익이 1000만 원이 넘는 경우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 법이 통과된다 해도 해외에 적을 두고 있는 게임사에는 적용할 수 없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중국산 게임들이 일으키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자체등급분류 제도 하에서는 위원회가 별도로 취할 수 있는 행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게임유통 관계자는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중국 개발사들이 대처를 해줘야 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중국산게임이 물밀 듯 밀려들어오는 상황에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결국  모바일게임 업계에 대한 소비자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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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d 2019-10-21 17:42:05
짱개들 장사하는 거 하루이틀 보는 것도 아니고 당하는 놈들이 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