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도 없는데' 건설사들 속앓이...칼자루 쥔 재개발조합, 시공사 갈아치우기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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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도 없는데' 건설사들 속앓이...칼자루 쥔 재개발조합, 시공사 갈아치우기 속출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19.12.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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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재개발 사업에서 주택조합의 힘이 갈수록 커지면서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분양시장 위축으로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칼자루를 쥔 주택조합들이 이미 선정된 시공사를 바꾸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은 오는 23일 시공사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총회 개최 사실과 시공사 재선정 내용을 포함한 입찰의향서를 발송했다. 기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대표 김대철)의 관계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공사 찾기에 돌입한 것이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경우 총 8000억 원의 대규모 사업인 만큼 많은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물산(대표 이영호)과 현대건설(대표 박동욱), GS건설(대표 임병용), 대림산업(대표 김상우) 등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전 채비를 시작했다.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지난 5일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사 계약해지를 안건으로 상정했다. 조합은 지난 2017년 대우건설(대표 김형)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고급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을 도입했지만 임대주택 문제와 금융비용 부담 등 계약 조건을 두고 내홍을 겪은 바 있다.

홍은13구역 조합도 지난 2일 라인건설(대표 강영식)의 시공사 지위를 박탈하고 다른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재입찰에 들어갔다. 라인건설은 지난 2017년 홍은13구역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마감재 선정과 관련해 조합과 마찰을 빚었다.

이에 조합은 지난 10월 조합 총회를 열고 라인건설의 시공사 지위를 박탈했고 곧바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대표 최광호), 금호산업(대표 서재환) 등이 참여했다.

조합이 사업지연 등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까지 시공사를 변경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 정비사업 시장 분위기상 어쩔 수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서울 정비사업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의 여파로 크게 위축됐다. 덕분에 수주에 목마른 건설사들이 조합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 먹거리가 한정된 만큼 앞으로 건설사들간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며 “도시정비 사업에서 건설사와 조합의 주도권은 어느 한 쪽이 쥐고 있는 게 아니라 싸이클이 존재하는데 현재는 각종 규제 영향으로 조합쪽으로 기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업을 수주하는 건설사 입장에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분양시장 위축으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조합의 일방적인 시공사 변경으로 어렵게 확보한 수주 물량마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사업 수주 단계에서 조합의 영향력은 이전에도 막강했다”며 “최근에는 정부의 여러 규제들로 인해 건설사 체감상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도 “최근 재개발 사업에서 조합의 입김이 쌔진 것은 사실”이라며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사업을 수주하고도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선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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