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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우한 폐렴' 확산에 유통업계 비상…명동 백화점‧면세점 ‘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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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우한 폐렴' 확산에 유통업계 비상…명동 백화점‧면세점 ‘한산‘
  • 나수완 기자 nsw@csnews.co.kr
  • 승인 2020.02.0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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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자가 지속 발생함에 따라 유통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백화점‧면세점‧대형마트 등은 내국인과 외국인 출입이 잦은 만큼 감염 우려가 크기에 고객방문이 줄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은 저마다의 대책방안 등을 내세워 고객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지난 1월 31일 금요일 오전 기자가 찾은 명동 일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평소보다 한산했다.

특히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명동 일대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롯데백화점 본점 곳곳에는 ‘마스크 착용 안내문’과 손세정제가 비치됐다. 또 안내데스크에서는 고객을 대상으로 마스크를 지급했다.

두 백화점에서 마주쳤던 모든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고객을 응대하고 물건 진열, 청소 등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평소 사람들로 북적이고 줄을 서서 계산을 하던 명품 화장품과 브랜드 매장은 한산하기만 한 모습이다.

31일 한산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1층 모습(위)과 롯데백화점 본점과 롯데면세점에서 쇼핑하는 중국인 관광객 모습. 
31일 한산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1층 모습(위)과 롯데백화점 본점과 롯데면세점에서 쇼핑하는 중국인 관광객 모습. 
그나마 롯데백화점 본점 9층부터 12층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에는 쇼핑을 하는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줄어든 상황이라는 것이 매장 직원의 설명이다. 한 매장 직원은 “국내에 이미 입국한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면세점에 방문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하면 20% 가량은 준 것 같다”며 “최근 일주인간 한국인 고객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전 11시50분, 점심시간이던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당가는 식재료를 장보는 몇몇의 고객은 외에는 식사를 하고 있는 고객은 볼 수 없었다. 한 고객은 “아무래도 사람이 많은 곳에서 밥을 먹게 되면 사람들과 접촉이 잦아지기 때문에 꺼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14층 식당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기자가 확인한 식사 중인 고객은 10명도 채 안 됐다. 한 매장 점원에게 평소 이렇게 손님이 없는지 묻자 “평소 점심시간이면 웨이팅을 할 만큼 사람이 많았는데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저번주부터 고객 발걸음이 뜸해졌다”며 “인근 식당은 손님 반 이상 줄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중국인 등 외국 관광객 손님이 많은 롯데마트 서울역점도 부쩍 한산한 모습이다. 모든 직원이 마스크를 쓰고 고객을 응대하고 있었고 매장 곳곳에 소독제와 체온계가 비치됐다. 쇼핑을 하는 고객보다 과일, 두부, 음료 등의 시식코너 등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더 많이 보였다.

방문 고객 수가 많은 주말인 2월 2일 일요일 같은 장소에 방문해 봤다.

평일보다 방문 고객 수가 늘어난 듯 했지만 한산한 모습은 평일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특히 이날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가 15명으로 늘어난 날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의 한 매장 직원은 “평일보다는 손님이 있는 편이지만 평소 주말에 비하면 준 것이 눈에 보인다”며 “오늘 확진환자가 15명으로 늘어나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본격화된 것은 최근 일주일이다. 기간이 짧기 때문에 현재까지 큰 타격을 끼치진 않았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서 15번째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앞으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더 적어질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다”며 “정부의 예방책을 적극 준수하고 방역에 집중해 소비자를 안심시키고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매장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산하는 모습(위) 및 한산한 롯데백화점 본점 식당가 모습과 롯데마트 서울역점 모습.
31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매장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산하는 모습(위) 및 한산한 롯데백화점 본점 식당가 모습과 롯데마트 서울역점 모습.

◆ 면세점‧백화점‧대형마트 저마다 예방책 마련…소독‧방역 강화 및 수시 발열체크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비해 예방책을 마련, 고객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우선 신라면세점은 하루 1회 이상 진행하는 영업장 소독을 강화하고 주 1회 이상 전문 방역을 진행한다. 더불어 매일 2회 시간을 정해 임직원의 체온을 측정, 외부 행사를 자제하는 등 강도 높은 예방책을 실천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매일 전 직원을 대상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열이 있는 직원은 조기 귀가한 뒤 의료기관 진료를 받도록 한다. 또 지난 29일부터는 주요 출입구에 발열 여부를 감지하는 열화상 카메라를 가동했다.

롯데면세점은 ▲전 직원 일일 발열 체크 의무화 ▲발열 직원 조기 귀가 후 의료기관 진료 실시 ▲매장 및 인도장 근무자 마스크 착용 의무화 ▲매장 및 인도장 주 2회 방재 소독 실시 ▲손소독제 매장 내 배치 확대(안내데스크 및 계산대 등) ▲고객 마스크 지급 등을 진행한다.

더불어 중국 방문 직원 귀국 후 14일간 휴가 조치 후 관찰 진행을 실시, 임산부 및 만성질환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백화점‧대형마트에서도 예방책을 수립했다. 롯데백화점 및 롯데마트 운영사인 롯데쇼핑은 외국인 방문이 잦은 점포에는 보다 강력한 예방수칙을 적용했다. 고위험군 점포에서는 시식 자체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롯데백화점 본점 곳곳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과 손세정제 등이 비치된 모습.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롯데백화점 본점 곳곳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과 손세정제 등이 비치된 모습. 
신세계백화점도 판매 사원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하고 1시간마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소독하기로 했다. 또 백화점 입구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화장실, 엘리베이터 홀·내부, 매장 입구 등에 방역 작업을 진행한다.

이마트에서는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하고 매장에 관련 안내문을 붙였다. 이마트는 손 세정제의 경우 우한폐렴 확산 이전부터 매장 입구에 상시 비치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에 적극 나선 이유는 2015년 메르스 사태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전염병이 확산하는 시기에는 유통매장 방문이 줄어들기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매출이 급감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메르스 발생 직후인 2015년 6월 백화점 매출은 12%, 대형마트는 10% 감소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나수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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