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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역대 최대 실적에도 성과급 줄줄이 낮춘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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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역대 최대 실적에도 성과급 줄줄이 낮춘 까닭은?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2.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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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국내 시중 은행들이 성과급을 줄이고, 실적 목표치를 낮춰 잡는 등 긴축에 나서고 있다.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되는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가계대출이 둔화돼 은행권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행장 진옥동)은 지난해 4대 은행 중 가장 먼저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 지었다. 신한은행은 일반직의 경우 2% 인상, 리테일 서비스 및 사무인력은 3.5% 인상에 합의했다. 

성과급은 지난해 300%에서 190% 수준으로 줄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2.2% 증가한 2조329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지만 일부 항목에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성과급은 노사 간 임단협으로 결정되는 부분은 아니며 당초에 설정했던 수익 목표의 달성률에 따라 정해진다”며 “작년의 경우 전년도 대비 목표 달성율이 다소 낮았던 부분이 성과급 책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행장 허인)도 지난달 17일 가까스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8.0% 증가한 2조439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성과급(보로금)을 300%에서 200% 지급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성과급의 경우 작년에 세운 목표 달성률에 따라 책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여기에 더해 최근 좋지 않았던 은행권의 경영환경 분위기, 올해 경영목표 등도 어느 정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허인 행장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에게 “올해를 비롯해 앞으로 수년간 은행업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게 될 것”이라며 “모두가 손을 맞잡고 다가올 어려움을 극복하자”고 호소한 바 있다. 

우리은행(행장 손태승) 역시 지난달 20일 임단협을 타결했다. 저임금 직군 임금 인상률을 4%로 책정했으며 나머지는 2%로 일괄 합의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매년 3월 주주총회 이후 성과급을 협상한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성과급은 200% 수준이었다.

하나은행(행장 지성규)은 현재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연간 연결당기순이익 2조1565억 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대비 3.4%(706억 원) 증가한 수치로 통합은행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이다. 

그러나 성과급은 전년 대비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성과급을 최대 200% 이내로 책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해 정확한 임단협 수준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보다는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라며 “회계 결산이 끝난 3월에야 구체적인 성과급 액수 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례적으로 올해 순이익 목표치를 낮춰 잡았다. 연간 실적 목표를 늘려 잡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만큼 올해 경영 상황 전망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손익 목표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진 않지만 작년보다는 목표치를 낮게 잡았다”면서 “진옥동 행장 역시 올해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상품 판매를 끌어올리는 것과는 결을 달리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와 같은 정황을 고려했을 때 올해 상품 판매로 인한 수수료이익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로 인한 NIM의 하락이 예상되면서 작년보다는 수익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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