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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 비교 공시제' 시스템 개편?...실효성 없기는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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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 비교 공시제' 시스템 개편?...실효성 없기는 마찬가지
공시 상품 턱없이 부족하고 정보 오류도 잦아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0.02.11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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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상품을 한눈에 비교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상품 비교공시 시스템’을 개편했지만 여전히 정보 부족으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지난 3일 은행, 생명‧손해보험, 금융투자, 저축은행 등 5개 협회에서 관리하는 ‘금융상품 비교공시 시스템’을 순차적으로 개편해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상품 비교공시 시스템 개편작업은 2월 초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가 실시했으며, 금융투자협회와 저축은행연합회는 3월 중, 손해보험협회는 6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11일 개편작업이 마무리된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의 비교공시 시스템은 기존 홈페이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교 공시 상품이 여전히 부족해 소비자들이 금융 상품을 비교하는데 필요한 핵심정보를 사실상 얻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개편된 은행연합회 비교공시 시스템.
개편된 은행연합회 비교공시 시스템.
 
예를 들어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시스템의 예금상품 금리 비교에서 ‘정기예금’, ‘단리’, ‘12개월’, 전체 은행 상품을 검색하면 총 49개 예금 상품이 검색된다.

각 은행 홈페이지에서 같은 조건으로 예금 상품을 검색하면 은행 1곳당 30여 개 상품이 검색되는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금융상품 비교공시 시스템은 2016년 오픈 당시부터 '비교 상품 자체가 적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이번 개편작업에도 불구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상품 공시 자체가 업체 자율에 맡겨져 있는 탓에 은행에서 자사에 유리한 상품만 선별적으로 게시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현재 가입할 수 있는 모든 상품 가운데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는 목적으로 ‘금융상품 비교 공시시스템’을 이용하지만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카카오뱅크가 1000만 가입자 달성을 기념해 내놓은 5% 고금리 특판 예금이나 2월 초 3일 동안 가입할 수 있었던 하나은행 연 5.01% 특판 적금 같은 상품은 일반 상품과 비교 자체가 어려워 아예 공시조차 되지 않는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금융상품 비교 공시는 같은 조건에서 어떤 상품이 소비자에게 유리한지를 따져보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판 등 비교하기 어려운 상품을 제외하고 비슷한 조건의 상품만 공시하고 있다”며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은행당 최소 5개 상품 이상을 공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공시 시스템에는 기본금리가 1.56%로 표시됐지만 은행 홈페이지에는 1.55%로 0.01%포인트 차이가 있었다. 
비교공시 시스템에는 기본금리가 1.56%로 표시됐지만 은행 홈페이지에는 1.55%로 0.01%포인트 차이가 있었다. 

공시 상품, 실제 상품과 금리 등 중요 정보 달라...상품 개별 체크 필요

공시된 자료와 실제 업체 홈페이지 상품의 금리가 달라 소비자가 일일이 해당 금융사 홈페이지에서 상품을 찾아 중요 정보를 다시 체크해야 하는 문제도 여전했다.

예를 들어 은행연합회 ‘예금’ 상품 가운데 6개월 기본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을 검색할 경우  IBK기업은행 ‘D-DAY통장’이 1.56%로 1위를 차지했다. 12개월(1년) 금리 역시 1.66%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홈페이지에 같은 상품을 검색해 찾으면 6개월 1.55%, 12개월 1.65%로 0.01%포인트씩 낮았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 상품은 매일 금리가 변하는 상품으로, 금리가 1.65%로 낮아졌지만 비교공시 시스템에 미처 반영이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수수료 등 일부 숫자가 각 은행 홈페이지와 다른 것은 금융상품 한눈에 공시에 적용되기까지 시차가 있기 있으며 오류를 줄이기 위해 현재 공시 자료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상품을 검색했을 때 전혀 상관없는 자료가 나오는 오류는 크게 개선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지난해 8월 ‘장병사랑적금을 누구나 가입?...’금융상품한눈에‘ 엉터리 정보 많아(관련기사 참조)’를 통해 비교공시 시스템의 상품 분류가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에는 바로가기를 찾을 수 없었다.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에는 바로가기를 찾을 수 없었다. 
생명보험협회 역시 전체 상품을 게시하지 않아 통합적인 상품 비교가 어렵다는 문제는 여전했다.

또한 메인 홈페이지에 ‘금융상품 비교 공시 바로가기’ 창이 보이지 않는 오류가 발견됐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전산적인 문제로 인해 바로가기 창이 홈페이지 화면 밖에 위치해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며 “협회와 논의해 이를 수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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