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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태양광 대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주력...증권가 긍정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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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태양광 대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주력...증권가 긍정 평가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2.13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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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대표 김택중)가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OCI는 지난 11일 사업 구조조정 일환으로 군산공장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군산공장 폴리실리콘 라인은 총 3개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해왔다. OCI는 3개 생산라인 중 한개 라인만 살린다. P1 생산라인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으로 설비를 보완해 오는 5월1일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국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것이다.

전세계 3위이자 국내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가 국내에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접는 것은 심각한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 때문이다.

태양광 산업은 원재료를 가공하는 폴리실리콘과 이를 녹여 결정으로 만든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발전소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OCI는 이 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해왔다. 2012년부터 중국의 급겹한 설비증설에 따른 저가 공세가 시작되며 어려움을 겪어오다가 2018년 중국이 태양광발전소 설치에 정부보조금을 축소하면서 폴리실리콘 수요가 줄며 공급과잉이 더욱 심해졌다.

지난해 세계 폴리실리콘 신규 증설은 17만8000톤으로 전체 생산능력이 27.9%나 증가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18년 1월 ㎏당 17달러 선에서 지난해 7~9달러로 추락했고, 올 초 7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2009년 한때 400달러를 넘기도 했었다. 폴리실리콘 손익분기점은 kg당 13달러 정도로 현재 가격에선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다.

이 때문에 OCI의 실적 또한 추락했다. OCI는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손실 1807억 원을 내며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2조60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3% 감소했다.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3년 만에 최저 기록이다.

OCI는 태양광 폴리실리콘 대신 고수익 제품인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판매를 올해 1000톤에서 2022년 5000톤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군산 P1 생산라인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예정이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현재 ㎏당 30달러 초반 수준이어서 한국에서 생산했을 때 이익을 낼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OCI는 세계 상위 5개 반도체 제조업체 가운데 일부에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공급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일본 시장 진출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공장의 원가 절감과 운전 조건 최적화를 통해 생산량을 10%가량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OCI가 국내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접기로 한 것에 대해 과감한 결단이란 긍정적 평가가 잇따른다.

DB금융투자 한승재 연구원은 "OCI가 앓던 이를 뺐다"며 2020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495억 원에서 523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 연구원은 "군산 폴리실리콘 실적 제거로 전사 이익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추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판매량 확대 및 spot 폴리실리콘 반등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했다.

KTB투자증권 이희철 연구원은 "사업 구조조정으로 폴리실리콘 국내 공장 관련 손상차손과 판가 하락 및 재고 손실 리스크가 사라진다"며 "올해부터 자산상각에 따른 감가상각비 및 말레이시아 공장의 원가 절감 효과,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판매 확대를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업 구조조정과 함께 강도높은 인적 구조조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OCI가 본사 차원의 조직개편을 통해 조만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오는 중이다. 군산공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이달 중순부터 약 18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접수할 것이라는 설까지 나오고 있다.

OCI 관계자는 "군산 공장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말레이시아 공장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에 주력하는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고, 화학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을 확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생산라인 중단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으며 노조와 협의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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