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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금융소비자보호처' 이끌 김은경 내정자에 걸린 기대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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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금융소비자보호처' 이끌 김은경 내정자에 걸린 기대와 과제는?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3.0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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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차기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으로 내정된 가운데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 및 검사권한이 부여된 '슈퍼 금소처' 수장으로서 성공적인 임기를 보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김 내정자가 보험법 전문가로서 금감원내 민원·분쟁이 가장 많은 보험업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윤석헌 원장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발을 맞춰 막강한 금소처를 무난히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 금소처 조직 확대에 권한 강화로 어깨 무거워져

금감원은 지난 1월 말 조직개편을 통해 금소처에 대한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다. 기존 금소처는 보험부문을 포함하고 있었지만 사실상 분쟁 및 민원 해결 중심의 사후적 소비자보호 측면이 강한 조직이었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금소처가 민원·분쟁해결 중심에서 벗어나 감독 및 검사 그리고 분쟁조정과 제재 권한까지 가진 거대 조직으로 탈바꿈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금융상품 설계부터 판매, 민원·분쟁 해결까지 전 과정을 관여할 수 있게 되었는데 구체적으로는 주요 민원 및 분쟁에 대한 신속한 현장조사와 필요시 권역별 검사부서와 합동검사까지 가능한 조직으로 재편되었다. 소비자 피해를 야기한 제재안건에 대한 협의 권한도 부여해 '심판자' 역할까지도 부여받았다.

이 때문에 기존 업권별 감독 및 검사부서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소처에도 감독, 검사 업무가 가능하게 되면서 중복 검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개편안 발표 당시 금감원에서는 피감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우려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은 금소처 수장으로 김 내정자가 취임 후 업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중복 검사 우려에 대해 효과적으로 조직을 운영해야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DLF 사태와 라임사태의 분쟁해결도 김 내정자가 챙겨야 할 주요 현안 중 하나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한 김 내정자가 원만하게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보험법 전문가라는 점에서 은행 및 금융투자분쟁에 대해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 5일 키코공동대책위원회가 DLF와 키코 그리고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문제 핵심은 금융투자업자와 은행으로 향후 상당 기간 금소처장이 풀어야할 현안은 금융투자업계 및 은행에 관련된 것인데 보험법 전문가가 금소처장으로 임명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논평을 낸 것도 이 같은 배경이다.

금융권에서는 김 내정자의 부임에 촉각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 내정자가 과거 생보사 자살보험금 분쟁 당시 '보험약관의 잘못된 내용이더라도 계약 내용이라는 차원에서 보험금을 지급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등 소비자 친화적 관점이 강하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은 내심 긴장한 모습이다.

다만 분쟁조정위원으로서도 다년간 활동하는 등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오히려 보험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인사로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기관에서 분쟁조정위원을 하신 만큼 오히려 금융 민원과 분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보험사 입장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면서 "마냥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 학계·소비자단체 "금융소비자보호 올인한 분, 기대 크다"

반면 김 내정자(사진)가 금융소비자보호분야 전문가로서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많다. 보험법 전문가이지만 금융소비자보호 영역에 헌신한 부분과 높은 이해도를 배경으로 꼽았다.

우선 소비자단체들은 김 내정자의 임명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평소 김 내정자가 소비자보호 분야에 상당한 관심을 가졌고 직접적으로 활동하는 등 소비자보호 실무에도 능통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김 내정자는 한국소비자원과 금감원에서는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으로, 금융위원회에서도 옴부즈만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모두 금융소비자보호와 연관된 활동으로 법학교수인 김 내정자의 전문성이 충분히 발휘되고 있는 분야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보험분쟁에 대해 특히 관심을 갖고 독일에서도 수학하면서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해야한다고 주창했던 학자로 기억한다"면서 "금소처장으로서 학자적 소신을 가지고 잘 감당할 인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김 내정자의 지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다. 금융소비자보호 분야에 올인했던 인물로 실력과 추진력은 이미 검증됐고 학계 평판도 매우 훌륭하다는 점에서 충분히 기대할만한 인사라고 보고 있다.

금소처가 개편 이후 금융상품 전 단계를 검사·감독·사후제재까지 관여하게 되면서 겪게 될 법적 문제들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보호 업무에 능통하면서 법학 전공자인 김 내정자의 전문성이 한층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특히 지난 5일 금융소비자보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금융소비자보호에 법적 장치가 부여돼 슈퍼 금소처가 법적 장치 안에서 운신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김 내정자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한편 김 내정자는 오는 9일 취임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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