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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순이익 10분의 1로 급감...해외 투자사업서 또 수천억 손상차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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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순이익 10분의 1로 급감...해외 투자사업서 또 수천억 손상차손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3.1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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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사장 채희봉)가 또 다시 해외 자원개발 손상차손으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2017년 대규모 손상차손 반영 이후 더 이상의 손상차손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해외투자 리스크가 다시 확대돼 건전성 우려를 낳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매출 24조9826억 원과 영업이익 1조334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4.6% 줄었고, 영업이익은 4.5% 증가했다. 문제는 당기순이익이 582억 원으로 전년도 5267억 원에 비해 88.9%나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해외 개발 사업들에서 발생한 손상차손 약 5000억 원을 일부 반영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생산을 개시한 호주 프렐류드 사업에서 4180억 원, 캐나다 혼리버 사업에서 1157억 원의 손상차손을 입었다.

손상차손은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산의 가치가 장부가액보다 떨어졌을 때 이를 재무제표의 손익계산서에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영업과 무관한 비용으로 영업손실에 반영되지 않지만 당기순손실에는 포함된다.

해외 천연가스 개발사업은 유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스공사는 미래가치를 보고 해외 천연가스 개발사업에 투자한다. 나중에 투자금을 회수할 때 투자당시 유가와 차이가 나게 되면 장부금액으로 애초에 잡아놨던 것과 차액이 발생해 손상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프렐류드 사업은 호주 브룸 지역 북서부 475㎞ 해저에 있는 가스전을 개발해 해상에서 액화·수출하는 대규모 상하류 통합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다. 가스공사는 유가 전망이 하락하면서 프렐류드와 혼리버 사업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대규모 손상차손으로 막대한 당기순손실을 낸 바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호주 GLNG사업에서 4204억 원, 이라크 아카스 사업에서 3335억 원 등 해외자원 개발사업에서 1조 원의 손상차손을 입으며 612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무려 1조1917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규모가 두배 가까이 커졌다. 이 때에도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손상차손이 원인이었다. 사이프러스 사업, 아카스 사업, 호주 GLNG 사업, 호주 프리루드 사업, 인도네시아 크롱마네 탐사사업 등에서 1조 6000억 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특히 호주 GLNG 손상차손만 1조 2736억 원에 달했다.

2017년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하면서 향후 손상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실제 2018년에는 손상차손 규모가 사이프러스 사업에서 883억 원만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이 5267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2019년에 약 5000억 원에 달하는 예상보다 훨씬 큰 손상차손이 발생하며 앞으로 2018년 이후 대규모 손상차손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무색해졌다.

 

가스공사는 현재 천연가스의 안정적 공급과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해외 13개국에서 ▲천연가스 탐사·개발·생산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사업 ▲해외 도시가스 배관과 LNG 터미널 건설·운영 등 총 21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원래 26개였는데 5개를 줄였다.

하지만 가스공사가 2018년 7월 발표한 과거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26개 사업에 총 108억 달러(13조 원)를 투자해 25억300만 달러(3조 원)만 회수하는데 그쳤다. 손상차손만 30억 달러(3조6000억 원)에 달했다.

가스공사는 올해 실적도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해외 광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스공사의 사업구조상 유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해외사업 부진과 손상차손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류지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우려했던 프렐류드의 GLNG 역시 생산 초기에 전체 자산의 25%가량의 손상이 발생했다”며 “올해 저유가 등으로 인해 손상차손 우려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 황유식 연구원도 "한국가스공사 해외자원개발 현장의 손상차손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해외 부실사업 정리, 경비 절감 등 자구노력을 통해 영업이익 등이 개선추세에 있지만 손상차손은 국제유가를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앞으로 얼마나 발생할 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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