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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전기차 배터리 분사 대신 비(非)핵심사업 정리작업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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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전기차 배터리 분사 대신 비(非)핵심사업 정리작업 박차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3.1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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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배터리를 중심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 중인 LG화학(대표 신학철)이 배터리사업 분사 대신, 비(非)핵심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달 말 중국에 액정표시장치(LCD) 컬러필터 감광재 사업을 매각했다. 중국 요케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시양인터내셔널에 감광재 사업 양도계약을 체결했다. 감광재 생산설비와 기술 등을 580억 원에 넘겼다. 중국의 저가 LCD 공세로 수익성이 나빠지자 LCD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이다.

앞서 LG화학은 LCD 유리기판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2012년 4월 LCD 유리기판 증설을 위해 신규투자를 결정한 바 있지만 중국 내 급격한 생산설비 증가 등에 따라 시황이 계속 악화됐으며 사업이 회복세로 전환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철수를 결정했다.
 
LG화학은 LCD유리기판 사업 매각을 추진했으나 개별 협상을 진행한 미국 코닝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지난달 사업 철수를 결정했고, 추가적으로 감광재 사업까지 매각했다.

LG는 그룹차원에서 LCD를 탈피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밀고 있다. LG화학은 LCD 사업 수익성도 좋지 않은데다 OLED로 가고 있는 그룹과 발을 맞추기 위해 과감히 사업을 정리했다.
 
대신 미래 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전지사업 부문 매출은 2016년 3조5616억 원, 2017년 4조5606억 원, 2018년 6조4989억 원, 지난해 8조3503억 원으로 매년 급성장 중이다. LG화학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28조 6250억 원으로 배터리 전지사업 부문 매출이 29.1%를 차지했다. 2018년 23%에서 6.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볼보, 폭스바겐, 테슬라, GM 등 글로벌 자동차사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는데 잇따라 성공했다. 특히 LG화학과 GM은 지난해 12월5일 50대 50 지분으로 양사가 각각 1조 원씩 출자, 단계적으로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3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가진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계약까지 체결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에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일본 파나소닉(점유율 27.6%)이 1위로 올라선 가운데 LG화학(22.9%)이 2위를 기록했다. 삼성SDI(5.1%)와 SK이노베이션(2.8%)은 각각 4위와 7위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미래에셋대우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가치를 기존 28조 원에서 33조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6년 -493억 원, 2017년 288억 원, 2018년 2091억 원, 2019년 -1135억 원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3분기 712억 원 흑자를 낸 것을 제외하면 매분기 12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좀 더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LG화학의 판단이다.

지난해 LG화학은 배터리 부문에서 3조8000억 원의 시설 투자를 집행했고 올해에는 3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감광재 사업 매각금액 580억 원도 배터리에 투자된다. 내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20GWh를 추가해 120GWh를 확보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LG화학 유럽 전기차 시장의 전진기지인 폴란드 공장 증설을 위해 인근 가전 공장도 약 374억 원에 인수했다.

LG화학은 당초 전기차 배터리 생산하는 전지사업본부를 분사해 독립법인으로 만들려 했으나 계획을 최근 중단했다. 전기차 배터리 매출 대비 낮은 마진, 원재료 공급처 다변화 문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 미국 폴란드 중국 등 해외 생산 공장의 수율 부진 문제 등 장애물이 산적한 상황에서 무리한 분사는 오히려 시장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석유화학 사업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배터리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LCD 사업 확대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색했지만 국내 LCD 생산은 주는데 중국이 급격히 생산을 늘리면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LG화학 배터리 사업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있는 상황으로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회사 전체의 수익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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