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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 뗀 메리츠증권, 숙제는 수익 다각화와 리스크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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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금' 뗀 메리츠증권, 숙제는 수익 다각화와 리스크관리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4.06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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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대표 최희문)이 6일부터 사명에서 '종금'을 떼고 종합 증권사로서 새롭게 출발한다.

종금 라이선스 종료에 대비해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수익구조 다각화를 꾀했지만, 최근 부동산 PF 규제 강화로 수익성 제고와 리스크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5일 부로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됨에 따라 6일부터 사명을 '메리츠증권'으로 바꿨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종금업 라이선스를 보유해 부동산 PF를 비롯한 투자사업 진행 시 종합금융계좌(CMA)를 판매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경쟁사 대비 자금 조달 능력이 뛰어났다.

이 때문에 라이선스 종료에 따른 자금 조달 우려가 과거부터 제기됐었지만 메리츠증권은 수 년전부터 자기자본을 크게 늘리고 IB중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왔다.
 

지난 2015년 6월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이후 메리츠증권은 불과 5년 만에 자기자본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 말 개별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은 3조9842억 원으로 4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고 순이익도 2015년 2969억 원에서 지난해 5957억 원으로 약 2배 늘었다. 자기자본 기준으로는 업계 7위이지만 순이익 기준으로는 3위다.

고공성장 비결은 IB 비즈니스, 그 중에서도 부동산 금융이 손꼽힌다. 부동산 PF대출(이하 부동산 PF)은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으로 메리츠증권은 최희문 대표가 취임한 2010년부터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왔다.

부동산 PF를 통한 이자수익이 확대되면서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며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를 구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메리츠증권의 수익 절반 이상이 부동산 PF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메리츠증권 수수료 수익 4731억 원 중에서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 수익은 2483억 원으로 전체 수수료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10% 내외에 그치는 다른 초대형 IB와는 다른 행보다.

그러나 부동산 금융수익 비중이 늘면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리스크가 적은 선순위 대출 위주로 진행했지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채무보증액)도 급증하면서 경고등이 들어왔다.

메리츠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작년 말 기준 8조5328억 원으로 업계 최대 규모다.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비율은 214.2%로 경쟁사 대비 2배 이상 높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 중에서는 신한금융투자(122.8%)를 제외하면 대부분 100%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증권사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우발채무가 많은 메리츠증권에도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금융당국이 부동산 PF의 건전성 관리 강화 및 위험 점검 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내년 7월까지 개별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비율을 100%로 제한을 두도록 발표하면서 부동산 금융 중심 수익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시급해졌다. 부동산 PF 감소로 인한 수수료 수익 감소가 우려되고 있기 대문이다.

이에 메리츠증권은 기존에 강점을 가진 IB부문은 부동산 금융 중심에서 인프라, 항공기 등 대체투자와 해외M&A 인수금융 등 수익처를 다변화하면서 수익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

항공기 금융의 경우 지난 2016년 11월에 GE캐피털 에이비에이션 서비스(GECAS)로부터 항공기 20대를 9억8200만달러(약 1조1681억 원)에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에도 미국 항공기 리스업체인 ACG(Aviation Capital Group)가 보유한 항공기 24대를 6억8590만달러(약 8114억 원)에 사들였다.

블라인드 펀드를 통한 글로벌 바이오 기업 투자로 쏠쏠한 수익도 얻고 있다. 지난 2018년 5월에 총 290억 원 규모로 결성한 ‘메리츠-엔에스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 1호’에서 1년7개월 만에 126억 원의 투자 수익을 회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모집한 자금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방식의 사모상품으로 증권사와 운용사의 신용으로 자금을 모집해 주목을 받았다.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받은 부동산 PF 우발채무도 지속적으로 매각에 나서고 있다. 지난 달 메리츠증권은 약 1조20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PF를 국내 보험사에 매각한 것을 비롯해 추가 부동산 PF 매각이 예정돼있는 상황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자금운용한도(book)를 효율화하는 차원에서 일부 부동산 PF 물량을 매각하고 있지만 셀다운 물량 대부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이 되어있는 선순위 대출건으로 비교적 저금리였지만 수요가 많았다"면서 "향후에도 북 효율화 차원의 매각은 있지만 채무보증액을 줄이기 위한 인위적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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