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보험사들이 2017년 ‘독립성 유지’를 이유로 상근감사제를 폐지한 것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농협생명 등 일부 보험사에서는 여전히 금융당국 경력자를 감사위원으로 두고 있다.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살핀 결과, 국내 10대 생명보험사와 10대 손해보험사 가운데 총 5곳이 6명의 금융당국 출신 감사위원을 선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총괄 임원까지 포함하면 7개사에 8명으로 늘어난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금감원 4급 이상 직원은 퇴직 전 5년 동안 맡았던 부서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에 3년 간 재취업할 수 없다. 현재 금융당국 출신 감사들은 이 기간이 모두 지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보험사들은 감사 업무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금융당국 출신을 선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낙하산’ 논란과 더불어 당국의 조사 회피에 대한 노하우와 현 관리감독에 대한 바람막이용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보험사들이 지난 2017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감사위원회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상근감사를 우루루 폐지했지만 일부 상근 감사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여전히 금융당국 출신 인재를 선임하고 있었다.
흥국생명 김천일 상근감사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국 생명보험팀장, 손보검사국 부국장검사역을 맡았다. 또한 흥국생명 감사위원인 이경훈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현재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이경훈 위원은 평생 검사 일을 해왔던 분으로, 현재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라 금융당국 출신으로 집계된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당국 활동 경력을 보면 전문성이 검증된 분들이라 선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상근감사를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삼성화재(대표 최영무), DB손보(대표 김정남), 한화손보(대표 강성수) 감사위원이 금융당국 출신이었다. 삼성화재 박대동 위원은 2007년 금융위 상임위원을 역임했으며, DB손보 이승우 위원은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한화손보 박영민 위원장은 금융감독원 감사 출신이다.
김준현 상무는 롯데손보에서 지난해 10월까지 감사위원으로 활동했으나,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에 인수되고 이사진을 대거 교체될 때 사내이사를 사임하고 최고감사책임자로 신규 선임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