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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철강수요 급감에 감산 결정...동국제강·동부제철도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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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철강수요 급감에 감산 결정...동국제강·동부제철도 검토 중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4.1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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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수요 감소로 인해 포스코(대표 최정우)와 현대제철(대표 안동일)가 감산을 결정하고 동국제강(대표 장세욱)과 동부제강(대표 이세철)도 생산량 조절을 검토하는 등 비상대응에 나섰다.

포스코는 최근 철강 원료 중 하나인 철스크랩(고철)의 광양, 포항제철소 입고를 전면 중단했다. 철스크랩은 전기로 제철소에서 사용되는 원료다. 포스코는 미니밀 전기로 제철소의 생산을 줄일 방침이다. 해외제품 판매급감으로 강력한 감산조치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해외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원가절감 일환으로 용선생산량을 최대화하면서 외부 스크랩 소요량이 줄어들었다"며 "향후 여건 변화에 따라 외부 스크랩 구매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개수 작업으로 생산량을 이미 줄이고 있는 상태다. 포스코는 지난 2월 초부터 고로 내용적을 확대하기 위한 광양 3고로 개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5월 말까지 지속된다. 3고로 개수와 더불어 열연 등 일부 라인에서 합리화 작업도 동시 진행 중이다. 이번 개수로 포스코의 쇳물 자연감산분은 약 110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포스코의 제품 판매량이 약 40만톤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세계 경기 침체와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충남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강판 감산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의 당진 전기로 열연강판 생산능력은 연간 100만톤이지만 올해에는 생산폭표를 70만톤 내외로 30만톤을 줄였다. 현대제철은 봉형강 제품 감산에도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2분기 봉형강 부문에서 약 30만톤 수준의 감산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당진제철소 열연강판은 올해 초 생산계획을 미리 적게 잡은 것이고, 봉형강 부문 감산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시황이 좋지 않아 감산을 포함한 모든 조치들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동국제강과 동부제철도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감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올해 시장이 너무 안좋다 보니까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체들이 잇따라 감산에 나서는 것은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철강수요 부진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사들만 감산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아르셀로미탈, US스틸, 일본 철강사들 등 글로벌 철강사들 역시 감산을 추진 중이다. 

특히 전세계 많은 자동차 공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일시적으로 문을 닫은 배경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연간 1000만톤 가량의 자동차강판을 공급 중이다. 현대제철 또한 현대기아차 400만톤, 글로벌향 100만톤 등 총 500만톤의 차강판을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해외 유수의 자동차회사들이 문을 닫으면서 포스코, 현대제철의 해외 가공센터도 잇따라 문을 닫았다.

포스코는 이탈리아,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소재 가공센터가 줄줄이 멈춰 섰고, 현대제철은 9개국 가공센터 중 중국을 제외한 지역은 부분 또는 전부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들이 이들 가공센터에 공급되는 구조로 수출 동맥이 막혀버린 셈이다.

국내 철강사들은 수출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5월에도 감산체제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고 시나리오를 짜면서 대응하고 있다. 올해 초 실적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가격인상에 나섰으나 코로나19를 만나 인상계획 자체가 대부분 무산됐다. 시나리오 자체가 전면 수정된 상황이다.

포스코는 작년 글로벌 철강시황이 미중 무역분쟁과 수요산업 위축, 원료가격 급등 등으로 매우 어려웠던 시기였고, 지금은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된 상황으로 '심각'한 단계로 보고 있다. 시나리오별 비상 대응체계가 가동 중인 가운데 고강도 대책을 통해 수익성 강화와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며 마케팅 부서를 중심으로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 마련에 분주한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철강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량을 유지하게 되면 재고가 쌓이게 되고 철강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감산은 가격하락 방어와 재고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조치로 보이며, 2분기 상황에 따라 감산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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