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WTI원유선물 ETF' 논란...투자자들 "권익 침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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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 'WTI원유선물 ETF' 논란...투자자들 "권익 침해" 반발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4.2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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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이 원유 가격 급락 분위기에 'KODEX WTI원유선물(H) ETF' 구성종목을 사전고지 없이 변경하면서 투자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3일 해당 원유 ETF의 자산 구성을 변경하는 '롤오버(선물교체)'를 진행했다. 종전 자산구성은 WTI원유선물 6월물(73%)과 WTI관련 ETF(22%) 위주였지만 변경된 구성에서는 6월물 비중이 34%로 줄고 대신 WTI원유선물 7·8월물(각 19%), 9월물(9%), WTI관련 ETF(15%)로 분산됐다. 

투자자들은 운용사 측이 사전고지 없이 선제 대응이라는 명목으로 자산 구성을 변경했고 이후 수익률에도 반영되지 않는 등 운용사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운용사 측은 오히려 원유 가격 급락에 따른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었다는 입장이다.

◆ '사전통보없는 롤오버 진행' 투자자-운용사 대립

해당 원유 ETF는 매월 5영업일부터 9영업일 사이 구성 자산을 교체하는 롤오버를 진행한다. 이번 달에도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5영업일간 기초 자산인 WTI원유선물 5월물을 6월물로 순차 교체가 이뤄졌다.

월물자산을 변경하는 롤오버는 근월물 가격이 차근월물 가격보다 높은 상황(백워데이션)이면 월물 교체시 수익이 발생하고 반대로 근월물 가격이 차근월물보다 낮으면 추가 교체비용이 발생(콘탱고)하는 구조다.
 
▲ 'KODEX WTI원유선물(H) ETF' 상품설명서(출처: KODEX WTI원유선물 네이버 카페)
▲ 'KODEX WTI원유선물(H) ETF' 상품설명서(출처: KODEX WTI원유선물 네이버 카페)

문제는 지난 23일 오전 삼성자산운용이 추가 롤오버를 진행하면서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사전 안내 없이 진행된 롤오버로 인해 손실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전날이었던 22일 새벽 6월물 가격이 장중 6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종가가 마이너스 가격이 될 가능성이 높아져 선제적으로 롤오버를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종가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펀드의 거래중단 또는 상장폐지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5월물의 경우 지난 20일 가격이 -37.7달러까지 떨어지면서 당시 6월물에 대한 마이너스 가격 현실화 가능성도 제기된 상황이었다.

동일하게 6월물을 보유하고 있던 세계 최대규모의 WTI ETF인 USO 역시 이 같은 문제로 지난 20일부터 6월물에 대한 롤오버를 시작해 펀드 내 6월물 비중을 100%에서 20%로 대거 낮췄다는 점에서 당시 롤오버의 당위성은 충분했다고 밝혔다.

사전고지 없이 롤오버를 진행한 점에 대해서는 투자설명서가 허용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절차를 밟아 자산 분산을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사전 고지 시 이를 악용할 수 있는 선행매매로 원유선물 가격 하락을 부추겨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별도 고지 없이 운용사가 롤오버를 진행해 혼란을 가져왔다고 반박했다. 더욱이 전날이었던 22일 밤부터 WTI원유선물 6월물 가격이 급등했지만 정작 이튿날이었던 23일 아침에 6월물 비중을 낮춰 유가 급등에 따른 수익 기회를 놓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회사 측 해명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투자자들은 투자설명서에도 없는 갑작스러운 자산 변경으로 비용이 발생해 손실을 입은 것은 물론 전일 원유 가격 인상분도 평가액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손해가 막심하다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 '자산변경' 합법성 놓고 법리적 해석 쟁점될 듯...삼성자산운용 "6월물 교체"

법적 대립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주요 쟁점인 '상품구성 변경'에 대한 법리적 해석에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언급한대로 삼성자산운용은 사전 고지 없는 자산 변경의 사유로 선행매매로 원유선물 가격 하락에 따른 투자자 손실 우려를 언급했지만 투자자들은 삼성자산운용 측이 신탁계약 변경시 수익자 총회 결의를 거쳐야하는 약관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해당 상품의 신탁계약서에서 제 46조 1항에 따르면 '주된 투자대상자산의 변경'시 수익자총회 결의를 거쳐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투자자들은 월물교체의 경우 투자대상자산 변경에 해당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사전고지 없이 변경한 것은 계약 위반이라는 입장이다.

▲ 투자자들은 지난 23일 갑작스러운 월물변경이 해당 상품 신탁계약서 내용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KODEX WTI원유선물 네이버 카페)
▲ 투자자들은 지난 23일 갑작스러운 월물변경이 해당 상품 신탁계약서 내용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출처: KODEX WTI원유선물 네이버 카페)

이들은 '월물교체'의 경우 신탁계약상 최근 월물 WTI 선물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 Crude Oil Excess Return Index를 기초지수로 하는 것으로 약정되었음에도 삼성자산운용이 최근 월물이 아닌 7·8·9월물 비중을 두는 방식으로 자산 배분을 진행한 점도 문제삼고 있다. 또한 이를 투자자들에게 사전고지 하지 않은 점도 계약 위배가 되는지 따져보고 있다.

반면 삼성자산운용 측은 '월물교체'가 사전 고지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법적으로도 문제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당시 유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락을 거듭했고 유가가 계속 떨어지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어 운용사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했고 투자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ETF 종목 일부를 변경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사전공시 여부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사전공시가 의무는 아니고 오히려 사전공시를 하면 선행매매가 이뤄져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종목 변경후 당일 아침 장 시작전 거래소에 변경 공시를 했고 소송 관련해서는 정식으로 제기되면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개로 코로나19 여파로 원유 수요 급감에 따라 원유 선물 가격의 변동성이 워낙 커 향후 전망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추가 손실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해당 펀드 자산 포트폴리오 중에서 6월물에 대한 월물교체는 확정됐다. 한국시간으로 28일 오전 펀드의 기초지수인 S&P GSCI Crude Oil Index Excess Return 지수를 산출하는 S&P Dow Jones Indices가 지수구성 종목인 WTI 원유 선물 6월물을 WTI원유선물 7월물로 조기 롤오버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자산운용도 지수사업자의 지수 변경을 고려해 펀드의 보유 종목 중 WTI 원유 선물 6월물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수 변경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앞서 실시한 월물교체와는 다른 성격으로 원유 가격 변동성이 심해 향후에도 포트폴리오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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