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난세에도 일부 증권사들 실적 선방...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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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난세에도 일부 증권사들 실적 선방...비결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5.1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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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증권사 1분기 실적도 급격하게 하락한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실적 선방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재무통' 대표이사가 부임한 현대차증권(대표 최병철)은 순이익이 20% 이상 늘어나며 견조한 실적 흐름을 보였다. 대신증권(대표 오익근), 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과 한양증권(대표 임재택)도 어려운 업황에도 실적을 방어하며 1분기를 마감했다.

◆ 대신·현대차·유진증권 코로나 여파에도 선방...포트폴리오 다변화·리스크 관리가 '해답'

10대 증권사 중에서는 대신증권이 유일하게 전년 대비 순이익이 증가했다. 대신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4.2% 증가한 472억 원으로 선전했다.

대신증권은 IB수익 비중이 큰 경쟁사에 비해 리테일 수익 비중이 높은 증권사인데 올해 1분기에는 동학개미운동으로 대표되는 주식거래 열풍이 발생하면서 대신증권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에프엔아이,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 계열사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운용부문 손실을 상쇄시켰다.

법인세차감전 기준 올해 1분기 대신증권 리테일 손익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260억 원을 기록했다. 운용부문인 CM부문이 약 305억 원 가량 손실을 기록했지만 리테일 부문과 함께 에프엔아이(134억 원), 저축은행(77억 원), 자산운용(29억 원) 부문에서 실적 반등이 이뤄지며 전체 손익 상승에 기여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ELS 자체헤지 한도를 3조 원에서 1000억 원 수준으로 비중을 크게 줄였고 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전체자산에 대한 헤지트레이딩으로 CM부문이 상대적으로 선방한 편"이라면서 "계열사 중에서도 에프엔아이가 1분기 NPL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고 저축은행도 안정적인 예대마진 기반하에 수익 실현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246억 원을 기록했다. 우려됐던 IB부문은 순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2.6% 증가한 200억 원을 거두며 선방했는데 그 중심에는 전임 이용배 대표 시절부터 이어온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뒷받침됐다는 평가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수익형 PF와 해외 인프라 관련 PF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시작했다. 용인 물류센터와 여주 물류센터, 해외에서는 미국 중·동부 물류센터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e커머스 시장에 맞춰 국내외 물류창고 투자를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에서도 독일과 스웨덴 풍력발전과 영국 태양광 투자펀드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 운용손실로 자체헤지 비중이 높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한 반면 현대차증권은 지난 2015년부터 파생결합증권의 자체 헤지 발행을 중단해 파생결합증권 주요 기초자산 가치 급락으로 불거진 마진콜 사태에서도 자유로운 상황이다. 우발채무 비중도 올해 3월 말 기준 69.2%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지난 1월 최병철 사장 취임 후 회사 규모에 맞는 자본조달 여건을 마련하는 한편 효율적인 유동성 관리를 위해 단기차입금 한도를 확대한 뒤 2월부터 3월 중순까지 전단채 발행을 통해 약 4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추가 유동성을 확보했다"면서 "전단채 발행으로 확보한 추가 유동성까지 더해 약 4459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비축해 유동성 우려에서도 벗어나있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도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8.1% 증가한 173억 원으로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유진투자증권 측은 주식거래 활성화에 힘입어 리테일사업분야에서 이익이 증가했고 채권, IB 등 사업부문 전반에 걸쳐 고른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주식거래 활성화에 따른 신규 고객 수 확대 및 주식거래 대금 증가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이 눈에 띄었는데 주식 광풍에 힘입어 올해 1분기 WM부문 신규 계좌수는 전년 대비 무려 276% 증가했다. 채권부문에서도 우호적 시장 환경에 따라 운용, 중개 등 전반에 걸쳐 수익이 늘었고 IB부문에서는 유상증자, 공모사채 등 ECM, DCM 딜 확대, JNTC 코스닥 상장 공동주관 등 IPO 딜이 성사되면서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중소형 증권사인 한양증권도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91억 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달성했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초 새로운 CI를 도입하고 업계에서 대규모 인재를 영입하는 등 체질개선 작업을 시작하면서 지난해부터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강소형 증권사다. 임 대표는 2018년 3월 부임 후 IB본부를 격상하고 부동산PF를 비롯한 부동산금융을 담당하는 투자금융본부를 신설했다. 지난해 4월에는 구조화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자산운용부문 인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한양증권의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165.5% 증가한 1369억 원, 특히 파생상품거래 및 평가이익은 같은 기간 130억 원에서 540억 원으로 4배 이상, 금융상품평가 및 처분이익도 208억 원에서 468억 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경쟁사와 달리 자산운용부문에서 실적 반등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사업부문별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전체적인 호실적을 이끈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 대형 증권사 ELS 운용손실이 발목 잡아...한투·KB증권 분기 적자

반면 대다수 증권사들은 실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 8곳 중에서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과 KB증권(대표 박정림·김성현)은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됐고 삼성증권(대표 장석훈),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도 전년 대비 순이익이 80% 이상 급감하며 부진에 빠졌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 부진의 폭이 깊은 것은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증시가 부진에 빠져먼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운용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사들의 경우 ELS 운용시 자금과 운용 노하우가 있어 외국계 증권사에 위험을 전가하는 방식의 '백투백헤지'보다는 '자체헤지' 방식으로 운용해왔다. 평소 증시 상황이라면 수익률이 높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세계 증시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락하면서 자체헤지 방식의 ELS를 운용하는 증권사들도 손실을 떠안는 상황이 됐다.

분기 적자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도 자체헤지 운용손실로 인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고 국내 증권사 중 자체헤지 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증권도 큰 폭의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손실규모가 가장 컸던 한국투자증권은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발생했고 자회사들도 해외 주요시장 증시 하락으로 인한 해외펀드 평가손실 등 코로나19에 기인한 해외시장 영향이 크게 받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적자 발생의 주된 요인이 코로나 19로 인한 세계 주요 증시 하락에 기인했지만 최근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1분기 주된 적자 요인인 파생상품 부문과 연결 손익으로 포함되 자회사 해외펀드 등의 평가손실이 최근 크게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LS 운용 이슈가 적은 다른 증권사들도 코로나 여파에 따른 IB영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실적 하락을 피하기 어려웠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순이익 1000억 원을 넘기며 실적 선방에 성공한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와 메리츠증권(대표 최희문)도 전년 대비 순이익이 30% 이상 하락했다.

중형 증권사 중에서도 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과 교보증권(대표 김해준·박봉권)이 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다른 증권사들도 실적 하락의 대세를 피하기 어려웠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은 트레이딩 부문에서만 영업손실 602억 원을 기록하는 등 분기 순손실 규모가 387억 원에 달했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파생상품 평가 손실의 경우 시기마다 다를 수 있고 4월 들어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분기와 같은 실적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면서 "보수적 운용을 하는 증권사들의 실적이 빛을 본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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