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정기적금 4개월새 1조6000억 증발...요구불예금 32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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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정기적금 4개월새 1조6000억 증발...요구불예금 32조 증가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5.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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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이 감소한 반면 요구불예금 잔액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금융소비자들의 자금이 장기성 예금에서 대거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 은행의 4월 계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적립식예금(정기적금) 잔액은 작년 말 대비 1조5981억 원 감소한 38조369억 원으로 나타났다.

은행별 감소액을 살펴보면 잔액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행장 허인)이 1조297억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3천억 원대의 감소폭을 보였다. 반면 하나은행(행장 지성규)는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정기적금 규모가 작년말 대비 증가했다.

반면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12월 이후 넉 달 만에 32조745억 원(8%) 이상 증가하며 500조 원에 육박했다.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행장 손병환)의 요구불예금 잔액이 올 들어 10조원 이상 증가하며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밖에 신한은행(행장 진옥동)과 국민은행이 각각 8조원과 7조원 이상의 잔액 증가를 보였다.

이처럼 정기적금은 감소하고 요구불예금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지난 3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빅컷(큰 폭의 금리인하) 이후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0%대로 빠르게 내려앉으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금융소비자들의 부동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하는 예금으로 예치기간을 정하지 않고 입금 및 출금이 자유롭다. 대신 금융기관의 안정적인 자금운용이 어렵기 때문에 저축성예금에 비해 이자가 없거나 매우 낮은 것이 특징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낮은 금리가 지속되면서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높아져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반면 예대마진 측면에서는 되레 불리하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지면서 조달 비용은 줄었지만 대출 금리도 덩달아 내려갔기 때문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예대마진 측면에서는 오히려 예금금리도 높고 대출금리도 높은 게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한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일각에서는 은행 예금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어 고객 이탈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했을 땐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나 마찬가지라는 불만이 나오면서 재테크 목적으로 은행 예금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요구불예금 잔액이 증가했다는 것은 예치 자금 운용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한 은행 고객들이 늘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면서 “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언제든 자유롭게 이동될 수 있는 자금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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