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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에 은행권 2~3%대 예‧적금 판매 중지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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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에 은행권 2~3%대 예‧적금 판매 중지 잇달아
라인업 재편 불가피...고금리 특판 상품 출시하기도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7.19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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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권에서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예·적금 판매 중지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들이 저마다 역마진 우려가 있는 상품의 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은행은 이달 1일부터 168 적금을 비롯해 마이트립적금 일반형, 마이트립적금 마일리지I형, 마이트립적금 마일리지II형, Young 하나 적금 등 5개 상품의 판매를 중지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6일부터 신한주거래 S20통장과 신한 S20적금, 신한두배드림 적금 등 3개 상품의 판매를 중지했다. 이밖에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이달과 내달 중 일부 상품의 판매중지를 예고한 상황이다.

최근 판매가 중단된 상품 상품은 주로 연 2~3%대 금리의 예‧적금이다. 이로 인해 일반 가입이 가능한 예금상품은 금리 1% 이하가 대부분이다.

이는 저금리기조가 확대된 데 따른 현상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3월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0%포인트 인하했다. 이후 5월 28일 기준금리가 0.5%로 한차례 더 인하된 후 은행들은 경쟁하듯 0%대 예‧적금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상품판매 중단 등의 배경에 대해 금리변화와 더불어 시장의 변화에 따라 비슷한 혜택과 금리의 중복되는 상품을 없애고 인기가 없는 상품을 정리해 새롭게 선보일 상품에 주력하기 위한 재단장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들이 역마진 우려가 있는 상품을 서둘러 없애고 있다는 해석이 보다 신빙성이 높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고금리 예·적금 상품이 줄어들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전하게 돈을 굴릴 수 있는 선택지가 점점 좁아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달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국내 5개 은행들이 확보한 정기예금 잔액은 총 633조914억 원으로 5월 말(643조7699억 원)에 비해 1.7%(10조6785억 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 정기예금 규모가 급격히 감소한 배경에는 눈에 띄게 낮아진 금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역대최저인 연 1.07%로 전월대비 0.13%포인트 떨어졌다.

은행 이자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재테크 목적으로 은행 예금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점차 정기예금을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 입장에서 저금리 상품으로의 라인업 재편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고육지책일 수밖에 없으며 장기적으로는 수신고객 이탈 등으로 예대마진 측면에서 되레 불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일시적인 상품의 금리 조정으로 은행들로서는 급한 불을 피하게 됐지만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예상이 확산되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 은행들은 앞다퉈 고금리의 신규 특판 상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고객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이달 들어 우리은행이 지난 15일 우리카드 사용실적 등에 따라 최고 연 6.0%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적금인 ‘우리 Magic 6 적금’을 출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그룹사 연계를 통해 고금리 상품을 출시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중심의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고금리 상품은 대부분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워 일부에서는 전형적인 미끼상품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미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난 금리만 보고 가입했다가 만기 때 실망할 수 있다”며 “상품 조건을 꼼꼼히 따져본 뒤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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