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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발전자회사들 채용 줄이는데 한국남동발전만 '역주행'...실적 악화에도 신입 80%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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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발전자회사들 채용 줄이는데 한국남동발전만 '역주행'...실적 악화에도 신입 80% 늘려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5.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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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들이 올해 채용을 일제히 축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남동발전(대표 유향열)만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신규 채용을 크게 늘리기로 해 눈길을 끈다.

한국남동발전은 올해 상반기에만 공채를 통해 정규직 신입사원 180명을 뽑을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100명을 뽑은 것보다 80%나 늘어난 숫자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해 하반기에 35명을 추가 충원해 공채로 총 135명을 뽑았다. 올 상반기 채용으로만 작년 연간 채용인원을 50명이나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실적 추이를 감안하면 신규 채용을 이처럼 늘린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한국남동발전의 최근 실적은 지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15년 9332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249억 원까지 급락했다.

하지만 직원수는 2015년보다 크게 늘어난 상태다. 2015년 직원 수는 2189명이었는데 가장 최근 기록인 올해 1분기 말에는 2748명으로 559명(25%)이나 늘었다.

다른 발전자회사들과 비교해도 한국남동발전의 행보는 눈에 띈다.

한국서부발전(대표 김병숙)의 경우 올 상반기 74명을 채용할 방침인데 지난해 공채로 뽑은 총 161명의 절반에 못미친다. 지난해 413명을 뽑았던 한국수력원자력(대표 정재훈)도 올 상반기 182명만 신규채용해 절반이 안된다.  작년 한국남동발전 매출은 5조 원으로 한수원(9조)의 절반 수준인데 올 상반기 공채 수는 비슷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한국남동발전이 정부의 방책에 적극적으로 따라가는 과정에서 신규채용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국남동발전은 그동안 여러 사안에서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발을 맞춰왔다.

한국남동발전은 2019년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확보한 업체로 2030년까지 신재생이너지 분야에 25조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 역시 2017년 말 정부가 발표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전체 전력의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재생에너지 2030 이행계획'을 충실히 따르려는 일환이다. 올해 4월에는 정부정책을 적극 이행하기 위한 조직인 ‘KOEN 경제활성화추진단'까지 발족시켰다.

정부는 지난 14일 공공일자리 156만개를 긴급제공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여기에는 공공기관 신규채용도 4만8000명 늘린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발전자회사 가운데 한국남동발전(180명)만 유일하게 이름이 등장했다. 정부의 일자리 증가대책에 한국남동발전이 나서서 발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실적이 대폭 악화되고 있고, 이미 방만경영을 지적받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정부 시책에 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 2019년 10월14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방만경영이 문제가 된 바 있다. 한국남동발전이 출자한 28개 기업 가운데 17개 기업이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적자를 기록해 남동발전이 1629억6900만 원의 손실을 내며 출자회사를 방만하게 운영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지난 4년 반 동안 공기관 귀책사유 발생으로 부과받은 벌칙성 부과금 순위에서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에 이어 4위로 나타났다. 규모가 비슷한 발전 5사 중 가장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연말 방만경영을 지적받았음에도 정부에 잘보이기 위해 신규채용 규모를 2배 가까이 늘리는 것은 방만경영의 또 다른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 관련 한국남동발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상세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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