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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대 고가 마세라티 주행중 시동 뚝..."8천만 원 내고 엔진 교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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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대 고가 마세라티 주행중 시동 뚝..."8천만 원 내고 엔진 교체해야"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0.05.29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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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비자가 고가의 수입차를 몰던 중  엔진 꺼짐이란 아찔한 사고를 겪었음에도 리콜 대신 고가의 수리를 요구받아 답답해했다. 알고 보니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 다른 차주도 많아 제작결함까지 의심하는 상황이다.

마세라티 측은 제작 결함이 발생한 차는 아니라며 한국소비자원 등에 소명을 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경기도 평택시에 사는 신 모(남)씨는 2년 전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2016년식 중고차를 1억1000만 원에 구입했다. 현금으로 비싸게 구매한 차라 소모품 교체 등을 칼같이하며 관리해왔다고. 

신 씨는 지난달 26일 자동차 도로에서 50km로 주행 중 갑자기 스티어링 휠이 뻑뻑해지면서 시동이 꺼지는 사고를 겪었다. 간신히 정차했지만 경고등 여러 개가 점등됐고 재시동은 불가했다. 

급히 FMK 마세라티 서비스센터를 찾아가 엔진이 멈춘 현상을 확인했지만 FMK 측은 마세라티를 수입·판매할 뿐 엔진을 열어볼 권한은 없다면서 엔진 유상교체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비용은 무려 8000만 원에 달했다.

신 씨는 "워낙 비싼 차라 소모품도 정품보다 더 좋은 걸로 쓰고 엔진 오일도 슈퍼카가 많이 쓰는 오일을 사용하는등 철저히 관리해 왔다"며 "차량 결함으로 의심되는데 검사도 없이 무조건 유상수리를 안내하는 점이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아무래도 본인 잘못은 아닌 듯 싶어 마세라티 전문 사설수리업체도 찾아갔는데 엔진오일 압력 및 순환 이상 장애로 제작 결함이 의심되며 같은 문제로 입고되는 차량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발생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신 씨는 “나 같은 경우 9만km를 주행했는데 오히려 늦게 발견된 편이라고 했다”면서 “이후 출시된 차들은 스펙이 바뀌어 문제가 없는데 이 모델만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잘못으로 일어난 사고라면 민원도 올리지 않았을 텐데 마세라티 측은 제작결함이 아니라고 엔진 교체만 요구한다. 같은 문제로 고통받는 차주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  제작결함을 의심하지 않을 수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통안전공단 리콜센터에도 접수한 상태다. 정확한 조사를 통해 마세라티 측이 리콜 조치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세라티는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로 FMK가 국내에 수입·판매를 맡고 있다. 1억이 넘는 초고가 모델들이 즐비하지만 판매도 나날이 늘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지난 달 81대나 판매됐다.  3월 대비 52.9%나 뛰었다. 

그러나 여느 수입차 브랜드처럼 리콜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은 아니다. 지난 3월 기블리 디젤 등 7개 차종 1430대가 배터리 양극 배선과 엔진 배선의 용량 부족으로 전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시정조치에 들어갔고 2017년에는 콰트로포르테 등 4개 차종 744대에서 엔진 전자제어장치(ECM)에 장착된 소프트웨어의 연료·공기 혼합비율 설정이 잘못돼 시동이 꺼질 가능성이 확인돼 리콜조치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마세라티 관계자는 “신 씨 차는 2016, 2018년에도 수리한 적이 있는데 당시는 워런티(품질보증기간) 내로 서비스를 제공했고 지금은 보증이 끝난 차다. 아무런 조치를  안 한 건 아니고 불편을 감안해  견인, 대차 서비스도 진행했다”면서 “사설업체에서 진단한 것과 우리 서비스센터 판단 결과가 다르다. 제작 결함이었으면 리콜을 진행했을 것이다. 또 비슷한 증상을 겪는 차도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 씨가 한국소비자원, 교통안전공단에도 이 사안을 접수한 것으로 알고 있고 우리도 소명을 마쳐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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