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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공익법인 절반이 사업비지출 줄여...하림 42% '싹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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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공익법인 절반이 사업비지출 줄여...하림 42% '싹둑'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5.2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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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공익법인들이 지난해 사업수익이 일제히 증가했지만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은 재단 설립취지에 따른 목적사업비 지출을 오히려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림그룹의 하림재단(이사장 김홍국)은 공익을 위한 목적사업비가 40% 넘게 줄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30대 그룹 공입법인 중 목적사업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삼성문화재단(이사장 이재용)이고 삼성복지재단(이사장 이서현)과 현대차정몽구재단(이사장 권오규)이 그 뒤를 이었다.

국세청에 따르면 30대 그룹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가 출자한 12월 결산 공익법인 27곳은 지난해 사업 수익은 2857억 원으로 전년보다 8.8% 늘었고, 공익활동을 위한 목적사업비는 2016억 원으로 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집계는 12월 결산법인인 장학·복지재단을 위주로 했으며 목적사업비 지출 구조가 다른 의료, 공연, 전시, 관광 등의 재단은 제외했다.

27개 공익법인 모두 지난해 사업수익이 전년보다 늘었지만, 목적사업비 지출은 13곳이 줄었다.   

30대 그룹 공익법인들이 지난해 사업수익이 늘어난 만큼 지출을 늘리지 않음에 따라 사업수익과 비교한 목적사업비 비중은 2018년 평균 75.5%에서 지난해 72.2%로 3.3%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목적사업비는 삼성미술관 Leeum, 호암미술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이 373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과 비교하면 5.4% 증가했다.

2위는 삼성복지재단으로 305억 원을 목적사업에 썼다. 두 재단은 삼성그룹 오너일가인 이재용 부회장과 동생인 이서현 리움미술관 운영위원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문화재단은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통해 전통 문화 저변을 확대하고 문화계 인재를 양성하는 등 천재급 젊은 리더를 지원한다”며 “삼성복지재단은 어린이들에게 질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삼성어린이집과 교육 환경이 열악한 중학생에게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삼성드림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이 228억 원, 두산연강재단(이사장 박용현)이 161억 원으로 3,4위를 차지했다. 이어 CJ나눔재단(이사장 이재현), LG연암문화재단(이사장 이문호), KT&G복지재단(이사장 민영진) 등이 100억 원 이상의 목적사업비를 기록했다.

최종현학술원(원장 박인국), 롯데장학재단(이사장 허성관), 포스코청암재단(이사장 김선욱), 아산나눔재단(이사장 한정화), 미래에셋의 박현주재단(이사장 정운찬), CJ문화재단(이사장 이재현) 등도 50억 원 이상을 공익사업에 지출했다.

지난해 목적사업비 증가율이 가장 큰 곳은 롯데삼동복지재단(이사장 변창애)이다. 2018년 7억5900만원에서 지난해 14억 원으로 83.7% 증가했다. 코오롱의 꽃과어린왕자(이사장 서창희), 영풍의 경원문화재단(이사장 유중근), GS의 동행복지재단(이사장 허동수), KT&G장학재단(이사장 김흥렬) 등도 두 자릿수 비율로 목적사업비가 증가했다.

하림재단은 목적사업비 감소율이 가장 컸다. 6억8400만 원에서 3억9300만 원으로 42.5% 줄었다.

목적사업비가 40%대의 감소율을 기록한 곳은 하림재단이 유일하다. 감소폭이 두 번째로 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16.2%)보다도 26%포인트 이상 크다. 목적사업비 비중 역시 20%포인트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목적사업비 감소율 1, 2위 재단은 모두 그룹 총수인 김홍국 하림 회장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LG연암문화재단과 현대중공업의 아산나눔재단(이사장 한정화), 코오롱의 오운문화재단(대표 김동수) 등도 목적사업비가 10% 이상 줄었다.

공익법인의 수익에서 목적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꽃과어린왕자가 110%로 가장 높다. 에쓰오일울산복지재단(이사장 박봉수), 현대백화점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지선), KT&G장학재단(이사장 김흥렬) 등도 지난해 수익보다 더 큰 금액을 목적사업비에 썼다.

목적사업비가 100억 원 이상인 공익법인 중에서는 CJ나눔재단이 96.7%로 가장 높다.

이어 KT&G복지재단, 삼성복지재단, 박현주재단, CJ문화재단, LS의 송강재단(이사장 구자열) 등이 80%대를 기록했다.

오운문화재단은 목적사업비 비중이 13.3%로 가장 낮다. 오운문화재단의 지난해 수익은 36억 원이고 목적사업비는 4억8500만 원이다.

재단 측은 “청소년 수련원 운영 등 청소년 전문재단으로 지난해 인력비 14억 원, 시설비용 9억 원, 식재료 구입비 2억 원 등이 기타사업비용으로 잡힌 탓”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의 정석물류학술재단(이사장 유경희)과 일우재단(오치남)도 목적사업비중이 각각 28.6%, 40%로 낮다. 아산나눔재단과 경원문화재단도 50% 미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익법인은 설립 당시 출자된 자산을 목적사업에 직접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기부금 등 수익을 고려해 목적사업비는 해마다 다르게 집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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