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나 낮추는 ‘빅컷’을 단행한 후 두 달 만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은행 이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연간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되면 은행들의 연간 순이익이 통상 2000억~3000억 원씩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대형은행의 1년 이하 원화금리감응갭에 따른 25bp 금리인하는 이론적으로 NIM에 평균 -3bp 내외의 영향”이라며 “이자이익 감소분은 평균 640억 원으로 추가적인 이익감소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9년 하반기 두 차례, 2020년 3월(-50bp), 5월(-25bp)의 금리 인하 영향으로 2020년 연간 은행별 NIM 하락 폭은 20bp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기에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이전과 같은 대출확대도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의 경제적 피해가 불어나는 점도 은행 수익에 타격 요인이다.
결국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조정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기본금리에 우대금리 등을 더해 1%대를 유지하던 주요 정기 예·적금 상품이 우대금리를 적용해도 0%대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금리가 가장 낮은 예금은 우리은행의 ‘WON 예금’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0.5%에 근접한 0.55%에 그쳤다.
이밖에 △광주은행 플러스다모아예금(0.61%) △우리은행 우리 SUPER주거래예금(0.70%) △하나은행 리틀빅 정기예금(0.70%) △광주은행 스마트모아Dream정기예금(0.71%) 등의 기본금리가 한은 기준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복리이자 정기예금의 경우에는 KB국민은행의 ‘KB Young Youth 증여예금’이 0.75%의 금리를 책정했다. 이어 광주은행 ‘미즈월복리정기예금’이 0.81%, KB국민은행 ‘KB국민첫재테크예금’ 0.95%의 이자율을 보였다.
적금 역시 0%대 금리 상품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 4월 9개에서 이달 18개로 무려 2배나 증가했다.
정액적립식의 경우 하나은행의 하나아동수당 적금의 12개월 기본금리가 0.70%(단리)로 확인됐다. 자유적립식 적금은 신한은행 신한 (홈플러스) 카드제휴 적금을 비롯한 16개의 상품이 1% 미만의 금리를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 4월 기준 5대 은행의 적립식예금(정기적금) 잔액은 작년 말 대비 1조5981억 원 감소한 38조369억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12월 이후 넉 달 만에 32조745억 원(8%) 이상 증가하며 500조 원에 육박했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자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하는 예금으로 예치기간을 정하지 않고 입금 및 출금이 자유롭다. 대신 금융기관의 안정적인 자금운용이 어렵기 때문에 저축성예금에 비해 이자가 없거나 매우 낮은 것이 특징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낮은 금리가 지속되면서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수신 비중이 높아져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어 이득이다. 반면 예대마진 측면에서는 되레 불리한 상황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지면서 조달 비용은 줄었지만 대출 금리도 덩달아 내려갔기 때문에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예대마진 측면에서는 오히려 예금금리도 높고 대출금리도 높은 게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