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통신사들 단말기 일시불 결제 막고 할부로 팔면서 5.9% 고금리?
상태바
통신사들 단말기 일시불 결제 막고 할부로 팔면서 5.9% 고금리?
통신사 "보증보험료 영향, 수익 아냐" 항변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0.06.09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휴대전화 등 단말기 할부 구매 시 부과되는 이자는 여전히 일반 소액신용대출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특정 단말기의 경우 통신사 다이렉트샵을 통한 구입이라도 일시불 결제는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에 사는 윤 모(남)씨는 최근 한 SK텔레콤 온라인 다이렉트샵을 통해 삼성전자 ‘갤럭시 S10+’를 구입하려다 포기했다. 일시불 결제는 안 되고 최소 12개월 이상 할부로만 구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할부수수료도 5.9%에 달했다.

▲SK텔레콤 다이렉트 샵의 갤럭시 S10+는 일시불 결제가 불가하다.
▲SK텔레콤 다이렉트 샵의 갤럭시 S10+는 일시불 결제가 불가하다.
윤 씨는 “일시불 결제는 안 되면서 무조건 1~3년에 달하는 약정 기간을 강요하고 고금리를 책정한 것은 소비자 권리를 제한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신용이 좋은 소비자라면 은행에서 저렴한 이자로 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신용과 관계없이 고금리가 적용되는 업종도 있다. 통신사 단말기를 구입할 때 이용하는 할부 시장도 그중 하나다. 

지난 4월 기준 가계대출의 500만 원 이하 소액신용대출 금리는 연 4.33%다. 하지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사들의 스마트폰 할부금리는 신용과 무관하게 연 5.9%로 높은 편이다. 100만 원짜리 단말기를 24개월 약정으로 구입한다면 약 11만7900원을 이자로 내야 하는 셈이다.

통신3사가 카드사와 할부 수수료 없는 제휴 신용카드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홍보 부족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할부 수수료뿐 아니라 특정 단말기의 경우 일시불 결제 자체가 안 된다는 점이다.

통신3사 온라인 다이렉트샵의 주요 단말기를 조사한 결과 SK텔레콤은 ‘갤럭시 S10+', KT는 ’갤럭시 폴드‘가 이런 경우였다. 갤럭시 S10+는 12개월, 갤럭시 폴드는 6개월부터 할부로만 구매가 가능했다. 다만 LG유플러스는 대부분 단말기의 일시불 결제 가능했다. 

▲KT 다이렉트 샵 갤럭시 폴드도 일시불 결제가 불가하다.
▲KT 다이렉트 샵 갤럭시 폴드도 일시불 결제가 불가하다.
통신사 관계자들은 일부 단말기 할부 구매 관련해서는 공시지원금 영향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에는 공시지원금과 약정 할인 중 하나를 선택(24개월 미만)해야 한다. 하지만 제휴사 장려금 등으로 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단말기의 경우 일시불로 구매 시 약정 계약이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할부 조건으로만 판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일시불로 구매하려는 수요가 거의 없고, 할부로 개통 신청을 하더라도 상담센터나 대리점에 별도로 요청을 하면 일시불 결제로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할부 이자가 비싸다는 지적도 통신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할부 수수료는 '보증보험료(통신사가 할부금을 떼일 때를 대비한 보험료)' 영향이고 통신사 수익 구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KT 관계자는 “할부 수수료가 붙어서 비싸다고 불만을 느끼는 소비자도 있을 수 있겠지만 휴대폰은 일반 금융사 대출과는 달리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구매가 가능하다. 그만큼 신용의 불확실성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반 금리보다 높은 것”이라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할부 이자를 높여서 수익내는 구조도 아니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 이와 관련한 수익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싼 단말기 비용과 할부이자 부담으로 최근에는 자급제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자급제폰은 통신사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고 기존에 사용한 유심 칩을 꽂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뜻한다. 약정 기간과 위약금이 없으며 할부 이자도 낼 필요 없다. 

한국소비자원 등 시민단체들은 할부로 단말기를 구매하기 전에 실제 적용되는 할부금리를 잘 따져봐야 하며 통신사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소비자원은 “사업자는 사전 설명을 강화해 소비자가 단말기 비용을 일시불로 낼 것인지 할부로 이자를 부담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휴대전화 가입신청서에서 단말기 할부이자 설명도 식별이 어려울 정도의 작은 글씨이거나 따로 구분해 표시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