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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탑 10 중 절반이 옛 IP 활용 게임...신규 개발 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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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탑 10 중 절반이 옛 IP 활용 게임...신규 개발 가뭄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7.02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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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개발비가 적게 들고 고정팬들을 불러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게임업계의 신작 개발력이 정체된 탓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1일 기준 구글 스토어 모바일게임 최고매출 톱 10 게임 가운데 과거 컴퓨터 게임의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게임이 무려 5개나 된다.

1위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리니지2M', 2위인 '리니지M', 3위인 웹젠(대표 김태영)의 '뮤 아크엔젤', 5위인 넥슨(대표 이정헌)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9위인 넷마블(대표 권영식, 이승원)의 'A3: 스틸얼라이브'가 구(舊)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나머지 5개 게임 가운데 중국 게임이 6위와 8위, 10위를 차지하고 있어 톱 10 게임 가운데 국내 게임사가 새로 개발한 게임은 넷게임즈의 V4가 유일하다.
 

11~20위 게임 중에도 11위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12위 넷마블의 '스톤에이지 월드', 13위 넥슨의 '피파 모바일', 14위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16위 넥슨 ' 피파 온라인 4M' 등 5개가 옛 IP를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한 게임들이다.

상위 20개 게임 가운데 절반을 구 IP 게임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복고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외에도 검은사막M, 테라M, 이카루스M, 더 킹오브파이터 올스타, 라그나로크M:심연의 각성, 블레스M 등의 게임들도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 게임들은 대부분 과거 PC게임으로 인기를 끌고 침체를 거듭하다가 모바일로 재개발된 케이스다.

과거 IP를 활용한 게임이 초대박을 터트린 것은 넷마블이 2016년 말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이다. 엔씨소프트의 인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직후 엄청난 인기를 끌며 모바일시장을 사실상 제패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을 등에 없고 넷마블은 지난 2017년 업계 최초 연 매출 2조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자사 IP를 활용한 게임을 갖고 경쟁사가 대박을 터트리자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개발에 착수한다. 리니지M이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엔씨는 모바일시장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경쟁사인 넷마블과 넥슨이 다양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하며, 시장에서 인정받는 동안 엔씨는 이렇다할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최대한 원작에 가깝게 만든 게임 특성상 그래픽 수준이 다른 모바일게임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은 반반으로 점쳐졌으나 2017년 6월 출시 후 리니지M은 '린저씨'들을 불러모으는데 성공하며 전례 없는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2년이 넘는 기간동안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 자리를 지켜냈다. 3주년을 맞이한 현재 리니지M의 누적 매출은 3조 원을 넘어섰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리니지2M을 출시했고 역시 대성공하면서 리니지M을 2위로 내려보냈다. 리니지2M은 1위 자리를 7개월 넘게 수성 중이다. 리니지M, 리니지2M의 흥행에 힘입어 엔씨소프트는 올해 1분기 쾌조의 실적을 냈다.

구 IP를 활용한 게임들의 잇따른 대성공으로 과거 컴퓨터용 게임들이 모바일로 대거 출시됐으며 현재 대세가 된 상황이다. 앞으로도 구 IP를 활용한 넥슨의 '바람의 나라:연', 그라비티(대표 박현철)의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이 모바일 게임으로 줄줄이 출시될 예정이다.

구 IP 모바일 게임의 성공요인으로 기존의 IP를 모바일에 단순히 구현하는 것을 넘어 정통성을 보존하면서도 전혀 다른 게임으로 체감될 수 있는 요소들을 더하는데 주력한 것이 이용자들에게 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세대 IP의 경우 과거 인기를 얻었던 IP인 만큼 고정 팬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루에도 수백개의 게임이 출시되는 모바일시장에서 인지도가 있다는 점이 성공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게 업계 평가다.

게임사 입장에서 구 IP를 활용한 게임은 완전히 새 게임을 만드는게 아닌 이식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개발이 쉬워 개발비를 세이브 할 수 있고, 마케팅 비용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신규 IP를 개발하는 인력과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근로시간 단축 등 대내외적인 요소까지 겹치며 신규 IP 퀄리티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쉽다"며 "구 IP는 기대수명 자체가 길고 개발비 세이브 등 여러 장점을 갖고 있어 클래식 IP 전성시대가 꽤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거 10년간 게임업계의 발전이 완전히 정체돼 있다는 비판론이 제기된다. 특히 모바일게임으로 기억에 남는 신규IP가 전무한 상태다. 게임사들이 과거만큼 영향력 있는 신규 IP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

신규 모바일 게임을 출시했지만 소리소문없이 망하는 것을 거듭하면서 게임사들이 신규 IP 제작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대형사 중에서는 넥슨이 다양한 IP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대표적인 게임사였지만 올해는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카운터사이드’를 제외한 신작들이 모두 클래식 IP를 활용한 게임들이다. 게임사들이 신규 IP 개발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지적이 대두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IP를 개발하지 못하는 속사정이 있는 것도 이해하지만 기존 IP를 활용한 신작들에 대한 이용자들의 식상함과 피로도가 커지고 있다"며 "게임사들이 제2의 리니지, 제2의 카트라이더를 만들기 위한 신규IP 개발에 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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