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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식품산업⑰]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지분 52% 어디로?...3세 승계 시작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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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식품산업⑰]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지분 52% 어디로?...3세 승계 시작도 못해
  • 나수완 기자 nsw@csnews.co.kr
  • 승인 2020.07.28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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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남양그룹은 홍두영 창업주가 1964년 설립한 회사로 분유·우유 등 유아식을 모태로 성장한 유제품 전문 가공업체다.

‘엄마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는 기업’으로 이름을 알린 남양유업은 우유‧분유사업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으로 1994년 이래 20년 동안 흑자 행진을 이어 온 알짜기업으로 통했다. 2009년 첫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매출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2013년 대리점 상품 강매 사건, 대리점주 폭언 사건 등 갖가지 논란과 곰팡이 사건 등의 영향으로 그해 3분기 152억 원, 4분기 75억 원 가량의 대규모 손실을 냈다. 불매운동·기업 이미지 추락 등의 영향으로 실적은 2020년인 현재까지 2013년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이래 그림자처럼 따라 붙은 ‘갑질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미지 쇄신 등은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단독 과반 지분 보유...지배력 ‘독보적’

남양유업의 시가총액은 1904억 원이며 이 가운데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7월 22일 종가기준 약 1048억7663만 원이다.

남양유업은 산하에 비상장 자회사 금양흥업과 건강한사람들(구 남양에프앤비) 등 2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남양유업이 부동산 임대업과 음료제조업을 영위하기 위해 출자한 회사로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일한 상장사인 남양유업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홍원식 회장의 지배력이 독보적이다.  

남양유업은 홍원식 회장이 51.68%로 절반 이상의 지분을 단독으로 보유하며 막강한 지배력을 구축하고 있다.

이어 김 회장의 아내 이운경 여사가 0.89%, 홍원식 회장의 동생인 홍우식 서울광고기획 대표와 외식 사업가 홍명식 씨가 각각 0.77%, 0.45%씩 가지고 있다. 손자 홍승의 씨는 홍 회장의 증여를 통해 0.06%를 보류하고 있으며 오너일가가 가진 그룹 지분율은 53.08%에 달해 지배력이 굳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양유업의 지배구조는 홍원식 회장이 단독으로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홍 회장은 27살이던 1977년 남양유업에 입사해 일찍부터 경영수업을 받았고 1990년 대표이사를 거쳐 2003년 말 회장에 취임했다. 홍 회장의 지분이 빠르게 늘어난 시기는 그가 50대던 2000년대부터다.

2002년까지만 해도 14.78%에 그쳤던 홍 회장의 지분율은 2003년 모친 지송죽 고문으로부터 2.79%, 2008년 부친 홍두영 명예회장으로부터 7.63%를 증여받은 이후, 2013년 차명으로 보유하던 주식 26.57%를 실명 전환했다. 이때 홍 회장이 과반 지분을 보유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 구조가 그대로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오너 3세 홍진석 상무‧홍범석 본부장 지분 ‘0%’...승계는 누구?

올해 71세로 고령이 된 홍원식 회장도 슬슬 가업 승계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인 가운데 홍 회장의 두 아들인 홍진석 상무와 홍범석 본부장은 현재 남양유업 지분이 전무해 승계 구도가 어느 쪽으로 굳혀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는 경영전략본부를 이끌면서 남양유업의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차남인 홍범석 본부장은 외식사업본부를 맡아 남양유업의 외식업 브랜드인 백미당‧일치프리아니 등을 관리하고 있다.

3세의 지배력 강화는 향후 지주사 전환 시점에 발맞춰 장내매수나 상속·증여 등을 통해 이뤄질 확률이 높게 점쳐진다.

다만 3세 승계는 장남인 홍진석 상무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크다.

남양유업은 장남승계를 원칙으로 하는 보수기업일 뿐더러 두 형제 중 홍진석 상무만 지난 2012년부터 남양유업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상태로, 동생 홍범석 본부장보다 먼저 이사회에 발을 들였다는 사실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다만 경영승계 및 지분증여에 따라 발생하는 증여세 문제가 걸림돌로 꼽힌다. 홍원식 회장이 보유한 그룹 지분은 51.68%로 7월 22일 종가기준 주식가치는 약 1007억 원으로 집계된다.

만약 50%가 넘는 남양유업의 지분을 장‧차남에게 증여할 경우 적잖은 증여세를 내야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증여재산이 상장주식이면 증여일 이전·이후 각각 2개월(총 4개월)의 최종시세 평균으로 매겨진다. 여기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이면 증여재산이 20% 할증평가 된다. 여기서 산출된 과세표준이 30억 원을 넘으면 50%의 세율이 붙는다.

최근 주가로 환산한 증여지분 가치는 총 1006억 원이며 과세표준은 주식가치의 60%인 604억 원, 여기에 세율 50%를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대략 302억 원으로 추산된다. 누진공제 및 신고세액공제(산출세액의 3%)를 받을 수 있지만 금액은 그리 많지 않다. 홍진석 상무나 홍범석 본부장이 부모의 주식을 물려 받으려면 300억 원이 넘는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오너 3세 승계 시기와 맞물려 지분증여를 위한 재원확보 과정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되는 가운데 남양유업 측은 승계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현재 홍원식 회장이 승계 관련 의사를 표현하시거나 대외적으로 밝힌 바 없다”며 “오너 3세 승계를 논할 시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나수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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