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수주 부진에 후판값 인하 압력 커져...철강3사, 할인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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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주 부진에 후판값 인하 압력 커져...철강3사, 할인 움직임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8.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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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적인 가격인상으로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철강업계가 조선용 후판 값을 올리기는 커녕 인하해 줘야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올해 선박 수주가 최악이라는 조선업계의 명분이 매우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대표 최정우), 현대제철(대표 안동일), 동국제강(대표 장세욱) 등 후판 제조사들은 조선·자동차업계 등과 상반기 조선용 후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이미 상반기 조선용 후판을 3만 원 인하했으며 포스코도 인하가 유력한 상태다.

조선사들의 심각한 수주상황이 가장 강력한 가격인하 명분이다. 조선3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수주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세계 선박 발주량이 140만CGT로 2019년보다 4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조선3사는 목표치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주실적을 기록 중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7월까지 수주실적은 연간 목표치 157억 달러의 20.4% 수준인 30억 달러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은 7월까지 수주 목표치인 73억1000만달러의 20%에 해당하는 14억 달러에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연간 수주 목표치의 6%인 5억달러를 기록하며 조선 ‘빅3’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이같이 저조한 수주실적은 조선3사의 미래가 매우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업 특성상 선박 건조가 재무에 반영되는 시점이 1~2년 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경영난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더욱이 조선사들의 2분기 실적도 좋지 않다. 삼성중공업의 2분기 영업손실은 7000억 원에 달했다. 적자 폭이 시장 전망치 (-1133억원)보다 6배 이상 컸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805억 원(증권가 컨센서스)의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6%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만이 올 2분기 영업이익 929억 원을 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7% 증가하는 등 선전했지만 전분기보다 23.6% 감소한 수치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실적도 좋지 않고 올해 수주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 후판 가격인상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카타르발 대형 수주가 기다리고 있지만 조선용 후판 가격을 올리게 되면 원가경쟁력이 떨어져 적자 수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로 무조건 후판 가격을 올려야 하는 철강사들이지만 이러한 조선사들의 처지에 인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내려주고 있다. 조선사들이 일본산 후판 수입량을 늘리겠다고 엄포를 주고 있다는 후문이다. 포스코의 경우 수입재를 자사 후판으로 대체하면 별도로 가격을 더 깎아주는 것도 협의 중이다.

포스코 전중석 전략기획본부장은 지난 7월 말 가진 기업설명회에서 "조선용 후판의 장기계약분은 조선사 신규수주가 너무 부실해서 가격인하를 요청받고 있다"며 "조선사들이 인상 여력이 없다고 말하고 있고 없어 보이기도 하다. 그래서 수입재를 우리 후판으로 대체한다면 별도로 가격을 차별 운영하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도 지난달 말 가진 기업설명회에서 "조선사 수주실적이 감소하면서 조선사에 대한 일부 가격인하가 있었다"고 말했다.

철강사들은 후판 부문에서 적자가 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후판업체들의 생산원가 인상 요인은 톤당 7~8만 원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실질적인 조선용 후판 인상 폭은 톤당 3만 원 수준에 불과했다. 현재 조선용 후판 가격은 톤당 70만 원 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2011년 조선업 호황 때와 비교하면 40~50만 원이나 떨어진 가격이다.

철강업체들은 사정이 몹시 좋지 않다. 포스코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84% 줄어든 1677억 원이었다. 별도기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적자를 냈다. 자동차강판 영향이 가장 컸으나 후판 적자 탓도 컸다. 현대제철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40억 원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94%나 감소했다. 동국제강은 올 2분기 7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봉형강 부문이 선전한 탓이다.

철광석 가격이 최근들어 또 다시 급등세를 보이는 점도 제품가격 인상 요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철광석 현물 가격은 톤당 118달러로 올해 초와 비교해 25% 이상 상승했다. 후판 가격을 올리지 못할 시엔 후판 부문 적자폭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지난해 생산원가 인상분을 후판가격에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후판 부문의 적자구조가 커졌다"라며 "올해는 생산원가 인상분을 온전히 반영하려고 했으나 조선사들의 수주악화 명분이 강해 오히려 내려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고, 철광석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실적이 더 악화될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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