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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제약 오너일가, 무상증자 후 주식 대량 매도로 시세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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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제약 오너일가, 무상증자 후 주식 대량 매도로 시세차익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8.12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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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제약 오너 일가들이 코로나19사태로 주가가 상승하자 잇달아 지분을 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끈다.

신일제약은 올 초 자본잉여금을 토대로 무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오너 일가 24명 가운데 10명이 이때 받은 주식 중 상당수를 처분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일제약 오너 일가 10명은 코로나19 수혜로 주가가 본격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6월 17일 이후 현재까지 25차례에 걸쳐 지분을 매도했다.

이 기간 이들의 주식 매도로 오너 일가 24명이 보유한 주식은 469만6524주에서 36만5635주가 줄었다. 신일제약 총발행주식의 3.36%에 해당하는 규모를 매각한 것이다. 이에 따라 홍성소 회장 등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3월 말 기준 43.1%에서 39.7%로 낮아졌다.

주식을 매도한 10명만 놓고 보면 보유주식 155만6109주 가운데 23.5%에 달하는 물량을 두 달새 매도했다. 매도물량은 올해 초 무상증자로 받은 44만3887주 가운데 82%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교롭게도 오너 일가들의 지분 매도 후 신일제약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 27일 오너 일가의 마지막 지분 매도가 있었던 날부터 12거래일 동안 8일간 주가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7월 24일 5만8100원으로 고점을 찍었던 주가는 현재 2만8300원(11일 종가)으로 51.3%나 하락한 상태다.

올 초 신일제약 주가는 8000원대였으나 3월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4630원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치료제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6월 17일부터 주가는 본격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6월 16일 8130원에서 7월 24일 고점을 찍기까지 한 달 남짓한 사이에 신일제약 주가는 7.1배나 뛰었다.

눈여겨 볼 점은 신일제약 오너 일가들이 주가가 상승세를 타자마자 지분 매도에 나선 것.

홍성소 회장의 부인인 신건희 씨는 6월 19일과 22일, 24일 지분을 잇달아 매도했다. 7월에도 7차례에 걸쳐 장내매도에 나섰다.

장내에서 매도한 주식 수는 신건희 씨가 9만7684주로 가장 많다. 홍 회장 형인 홍성국 씨, 동생 홍승통 씨 등도 6만 주 이상 매도했다.

신일제약 주주들은 올 1월 1일 무상증자로 주당 0.4주의 주식을 받았다. 최근 지분을 매도한 10명의 오너 일가도 무상증자로 44만3887주를 받았다.

신일제약은 상법 461조에 의거 주식발행초과금 중 일부를 자본에 전입하기로 이사회 결의했다고 밝히며 무상증자를 실시했다. 주식발행초과금은 주식의 발행가액이 액면가액을 초과할 경우 발생하는 차액으로 회사 내에 적립해야 하고 주주에게 배당은 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신일제약의 주식발행초과금으로 발생한 자본잉여금은 오너 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가게 됐다.

 

평균 매도 단가는 홍현기 씨가 5만8000원으로 가장 고점에서 팔았다. 인척으로 분류되는 조혜순·장동일 씨도 5만7000원 이상에서 지분을 매도했다.

홍 회장 직계 중에서는 둘째 자녀인 홍청희 씨가 5만6412원에 매도했다. 셋째 홍영림 씨와 넷째 홍자윤 씨도 4만 원대에 주식을 팔았다.

매도한 주식의 가치는 홍성국, 조혜순, 홍승통, 신건희 씨 등이 20억 원 이상이다.

최대주주와 2대 주주인 홍성소 회장과 그의 장남인 홍재현 사장은 지분을 매도하지 않았다. 기업 승계와 지배력에 영향이 크지 않은 오너 일가들 선에서 시세차익에 나선 것이다.

신일제약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차익 실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무상증자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하반기 거래량이 미미해서 주주들의 요구가 많았고 거래 활성활를 위해 무상증자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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