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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복덩어리' 하이투자증권, 우발채무 증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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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복덩어리' 하이투자증권, 우발채무 증가 괜찮을까?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8.1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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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투자증권(대표 김경규)이 지난 2018년 DGB금융지주(회장 김태오) 계열로 편입 된 이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최근 우발채무(익스포저)가 급증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이에 대해 한정된 자기자본 안에서 안정적으로 우발채무를 관리하고 있으며 추후 적용될 금융당국의 부동산 관련 우발채무에 대한 건전성 규제 기준도 충족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하이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6.7% 증가한 481억 원을 기록했다. '동학 개미운동'에 힘입어 브로커리지 이익이 늘었고 그동안 강점을 보였던 IB부문에서도 코로나19 여파에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순이익이 늘어나면서 금융지주내 하이투자증권의 순이익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4%에서 21.1%로 7.1% 포인트 상승했다. 지주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22.1% 급감한 1388억 원에 그쳤지만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으로 지주 전체 순이익 감소폭은 8.2%에 머물렀다.
 

◆금융지주 순이익 비중 20%대로 껑충...호실적의 주인공은 부동산 금융 중심 IB부문

상반기 하이투자증권의 순영업수익을 살펴보면 전체 순영업수익 1770억 원 중에서 IB/PF부문 수익이 1032억 원으로 58.3%로 절반 이상 차지했고 브로커리지 369억 원, 상품운용 109억 원 순으로 수익을 올렸다. 사업 부문별 순영업수익 증가율에서도 IB/PF부문이 92.2%를 기록하며 2배 가까이 증가해 실적 상승을 주도했다.

하이투자증권의 IB/PF부문의 수익은 대부분 부동산 금융에서 나오고 있다. 국내 우량 부동산 딜에 참여해서 인수한 뒤 적절한 시기에 재매각(셀다운) 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남기는 것으로 미매각시 고스란히 떠 앉아야하는 리스크가 있지만 우량 딜이라면 적절한 수익을 남기고 되팔 수 있어 수익성이 높다.

다만 금융당국은 그동안 증권사의 부동산 금융 사업에 대해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미매각시 재무적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과도한 부동산 금융 사업에 대해서는 지양하고자 하는 스탠스를 취하면서 이 같은 부동산 금융 중심의 사업구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증권사의 부동산 관련 익스포져에 대한 건전성 규제를 강화 방안을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채무보증 한도 도입이 골자로 올해 연말까지는 부동산채무보증비율을 120%, 내년 초부터 6월 말까지는 110% 이하로 제한하고, 이후 100% 이하로 제한된다.

증권사가 과도한 채무보증으로 인해 유동성과 신용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채무보증 한도를 제한하는 취지로 신용평가사들 역시 부동산 금융으로 인해 발생하는 과도한 우발채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 지속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130%를 기록했는데 업계 최고 수준이다. 여기서 당국 규제 기준이 되는 부동산PF 우발채무만 본다면 자기자본 대비 114.7%로 연말까지 충족해야하는 120% 이하 기준 아래에 있지만 여전히 자기자본보다 많은 우발채무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의 우발채무 비중은 최근 1년 새 자기자본 대비 110~130%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100% 이하로 운영하고 있는 다른 증권사들보다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우발채무 자기자본 웃돌아..."체계적 리스크 관리로 수익 안정화 꾀해"

그러나 하이투자증권 측은 우량 딜을 발굴하고 단기매각을 통해 수익을 가져가는 성격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추구하면서 재무적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시장 규제 강화로 올 들어 시장 축소 우려가 있었지만 비공동주택으로 사업장을 다변화해 정부의 규제 취지에 부합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규제의 경우 국내 주거용 부동산은 보증액 100%를 채무 보증액으로 반영하지만 국내 상업용 부동산과 해외 주거용·상업용 부동산은 보증금액의 50%, 국내외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보증금액은 반영하지 않는 등 다소 유연한 측면이 있다.

하이투자증권 측은 "지난해 말 부동산 PF 쏠림에 대한 정부 규제안이 발표된 이후 우발채무 한도 관리와 고수익 자산 초기 셀다운 등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주요 딜 핵심 참여자와의 관계 강화, 금융자문 확대 등을 통해 수익 안정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일부 증권사들이 거액을 들여 해외 부동산 자산을 사들였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셀다운이 지연되는 등 홍역을 겪었지만 하이투자증권은 투자하는 부동산 자산이 국내 우량 자산으로 구성돼있다. 올해 2분기에도 구리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과 안성 물류센터 개발사업 관련 부동산 PF 거래에 참여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자기자본 대비 높은 우발채무는 리스크 요인으로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 신평사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건전성 관리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달 30일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 다수의 PF 투자참여로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개선폭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면서 "우발채무 중 무등급 PF 가 1조 원에 달해 집중위험을 부담하고 있으며 분양률이 Exit 분양률에 미치지 못하는 사업장 비중이 상당한 수준으로 개발자산 사업성과 부동산 업황변화에 따른 신용위험을 부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같은 날 발표한 리포트에서 "우발부채 구성상 부동산 PF 및 무등급 비중이 큰데 부동산 PF익스포져의 평균 LTV 수준은 48%로 일정 수준의 담보가치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그러나 부동산 PF 비중이 약 84% 정도로 크고 지방 사업장, 산업단지 등 경기에 민감한 익스포져가 상당해 현 수준의 위험 성향이 지속될 시 부동산 경기 하강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자기자본 안에서 순환이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고 기조 자체가 자기자본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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