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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퍼 분리돼 지프 앞유리 파손 두고 갈등..."제품 결함"vs."운전자 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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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퍼 분리돼 지프 앞유리 파손 두고 갈등..."제품 결함"vs."운전자 과실"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0.09.0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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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앞유리 파손 원인을 두고 소비자와 제조사 측이 다른 주장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소비자는 와이퍼 이상 분리 현상이라며 결함 의혹을 제기했지만 지프 측은 와이퍼 암이 느슨하다 해도 수평 상태에서 빠질 수 없는 구조라며 운전자 과실에 무게를 뒀다.

경남에 사는 박 모(남)씨는 지난 7월 약 5000만 원 대의 지프(Jeep) 루비콘을 구입했다.

신차 구입 기쁨도 잠시 최근 경부고속도로 주행 중 비가 와 와이퍼를 작동하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와이퍼가 분리돼 앞 유리창을 파손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근 경주 휴게소로 이동해 상태를 확인했는데 유리창에 손바닥 만큼의 금이 생겼다. 

▲와이퍼 블레이드가 빠져 앞유리가 깨진 박 씨의 차량
▲와이퍼 블레이드가 빠져 앞유리가 깨진 박 씨의 차량
자택 귀가 후 블랙박스를 확인해 보니 1시간 가량의 녹화분만 남겨져 있어 당시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다. 

서비스센터 측은 와이퍼 암의 결합 부분이 헐겁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주행 중에는 와이퍼 블레이드가 분리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증거 영상이 없는 만큼 정차 중 와이퍼를 작동하거나 교체하다 유리창이 파손되는 등 운전자 과실로 볼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박 씨는 “와이퍼는 무상교체했지만 앞유리는 운전자 부담으로 200만 원을 내야 한다고 하더라. 정차 중에 와이퍼를 켤 일이 얼마나 있다고 이런 사고가 나겠나. 블랙박스에 당시 화면이 없어 억울한 부분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지프 관계자는 와이퍼 암이 박 씨 루비콘의 유리를 가격한 것은 맞지만 주행 중 하자로 깨졌다고는 보기 어려워 보상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와이퍼암에 고정되기 위한 핀이 깨져 느슨할지라도 와이퍼 암은 와이퍼 블레이드를 누르면서 작동하기 때문에 수평 상태에서는 잘 빠지지 않는다”면서 “설사 와이퍼 블레이드가 빠졌다 해도 암과 앞유리와의 간극이 짧아 사진처럼 큰 타점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와이퍼암은 손으로 들어서 유리 쪽으로 살짝만 밀어도 스프링으로 인해 빠르고 강하게 떨어진다. 실제 많은 고객이 와이퍼 블레이드를 교환하려고 암을 들었다가 밀착하려는 힘으로 인해 실수로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만 개의 부품으로 조립되는 자동차는 그만큼 사고도 다양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와이퍼 관련 사고는 많지 않은 편이다. 관련 리콜 사례를 찾아봐도 2016년 현대자동차 에쿠스·제네시스 승용차 총 2만 5441대에서 구동 모터 내부 부품의 결함으로 자동식 와이퍼 작동이 원활하지 않아 리콜된 바 있지만 분리로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박진혁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와이퍼 분리는 오래 탄 차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일은 아니며 주행이나 정차 중일 때도 마찬가지”라면서 “만약 주행 중에 와이퍼가 떨어진 거라면 차 불량을 의심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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