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 현금보유 반토막...코로나19 장기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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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 현금보유 반토막...코로나19 장기화 어쩌나?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0.09.0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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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제주항공(대표 김이배), 진에어(대표 최정호), 티웨이항공(대표 정홍근), 에어부산(대표 한태근)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재무상황이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우려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운송으로 그나마 돌파구를 찾은 것과 달리, LCC는 여객수송 외엔 대안을 찾을 수가 없어 코로나19사태 장기화에 따른 타격이 심각하다. 

특히 LCC가 보유한 현금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생존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상장 LCC 4곳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은 약 3515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7501억 원에 비해 53.1%나 감소한 수치다. 

업체별로 살펴 봐도 사정이 나아진 곳이 하나도 없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은 2242억 원에서 1050억 원으로 53.2%가 줄었고, 진에어는 2970억 원에서 1292억 원으로 56.5% 감소했다.

티웨이항공은 1827억 원에서 1021억 원으로 44.1% 감소했고, 에어부산은 462억 원에서 152억 원으로 67.1%나 줄었다. 

이처럼 현금사정이 악화된 것은 수익과 직결되는 여객수요가 급감한 탓이 크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LCC 4곳의 여객 수는 854만6960명으로 전년 동기(1940만5997명) 대비 55.9% 줄었다.

수익은 줄어도 월 고정지출로 인건비·리스료 등이 수백 억씩 나가는 상황이라 현금 보유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셈이다. 코로나19가 잠시 잠잠하던 초여름에는 국내선 운항을 늘렸지만 가격 경쟁이 붙으면서 수익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나마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상황이 좀 나은 편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18일~19일 실권주 120만 주에 대한 일반 투자자 대상 유상증자 청약 경쟁률이 79.87대 1을 기록하면서 1350억 원 상당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했다. 

진에어도 1092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데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이미 536억 원을 출자하기로 하면서 성과가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티웨이항공은 500억 원 유상증자를 노렸지만 최대주주 청약률 저조로 무산됐다. 12월에는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빌린 100억 원의 차입금 만기 시기인 지라 자칫하면 보유 현금이 바닥날 위기다.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의 지분 50.55%를 보유한 예림당도 상반기 실적이 좋지 못해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고 산업은행의 추가 긴급 자금 지원도 언제 이루어질지 미지수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지난 18일 “회사의 유동성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다. 주변 환경이 조금씩 개선될 때 새롭게 자금확충 방안을 준비하는 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에어부산은 오는 10월 1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상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 현금성 자산이 LCC중 가장 적은 데다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매각도 지지부진한 상황에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코로나19가 다시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3분기 운항 재개도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 LCC들은 사면초가에 몰린 셈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8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재차 가팔라지고 있어서 단기적인 여객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하반기에도 여객 사업 매출 의존도가 높은 LCC들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국내에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항공업의 전망은 비관적”이라면서 “유상증자로 확보한 현금도 코로나19가 이어진다면 내년 상반기 말에는 소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항공산업에 대한 고용안정 지원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기간을 내년 3월까지 6개월 연장, 고용유지지원금은 기존 180일에서 추가로 60일 연장했다. 

한 LCC 관계자는 “그나마 정부의 추가 지원이 있어 잠깐 숨은 돌릴 수 있게 됐다”면서도 “상황이 어렵다는 것에 큰 변화는 없다. 지원 규모도 확정된 바가 없다. 인건비 등 고정비를 최대한 줄이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빠르게 잠식되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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