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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요란한 '디지털 금융' 성과는?...신한금융 실적 공개에 경쟁사들 '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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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요란한 '디지털 금융' 성과는?...신한금융 실적 공개에 경쟁사들 '압박감'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9.29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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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을 위한 은행권의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투자에 따른 성과가 얼마나 되는 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회장 조용병)만이 지난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디지털 채널을 통한 영업수익을 별도로 밝혔을 뿐이고, 다른 금융지주사들이 언제쯤 구체적인 성적표를 내놓을 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3년간 그룹 4대 전략의 한 축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노력들이 점차 그룹에 내재화 되고 연초부터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수익성 개선 노력이 더해지며 비대면 영업력 지속 확대, 디지털 패러다임 변화 대응을 통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이 올 들어 디지털 채널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수익은 83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6% 증가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카드(4940억 원), 은행(1590억 원), 금투(1320억 원), 보험(450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영업실적뿐만 아니라 디지털 채널을 통한 여·수신 및 외환 취급건수 증가율도 밝히고 있다. 신한금융의 올해 상반기 디지털 여신 취급건수는 전체의 50.6%를 차지해 전년 말 대비 3.9%포인트 상승했으며 수신은 68.7%에서 72.6%로, 외환은 39.1%에서 44.7%로 비중이 늘었다. 마이자산 이용고객 역시 195만명에서 417만 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언택트 트렌드가 확산되고 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추진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 창출로 나타나기 시작하며, 디지털 채널을 통한 영업수익이 전년 대비 26.6%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금융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내년부터 주요 그룹사에 디지털 재무 KPI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들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은행권에서 신한금융이 처음으로 디지털 금융 전환에 따른 성과를 밝히면서 다른 금융지주 역시 3분기부터는 관련 실적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로나19 등으로 언택트 금융이 강조되고 있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성과에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중이다.

다른 금융지주의 디지털 부문 수익 공개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표명을 꺼리고 있지만, 신한금융이 디지털 금융 실적 공개를 지속할 경우 실적 공개에 대한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당사를 비롯해 은행권의 디지털 금융 전환은 최소 1~2년 전부터 꾸준히 진행돼 왔던 부분으로 그에 따른 성과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언택트 금융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면서 신한금융이 선제적으로 이 부분의 실적을 강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역시 “당사의 경우 영업수익과 같은 손에 잡히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의 편의성 증대와 같은 전반적인 시스템 개편이나 조직체계 변화를 통한 빠른 의사결정 등 고객 입장에서 체감하는 디지털 금융 전환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추진 단계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보완과 수정을 거치면서 디지털 금융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모든 금융사가 동일한 기준으로 디지털 실적 집계를 하지 않는 이상 금융사간 성과를 두고 우위를 판단하기는 힘들다는 부분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신한금융이 별도의 디지털 부문 실적 발표를 이어간다면 타 금융사 역시 해당 자료의 공개 여부를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금융당국 등에서 정해준 동일한 기준의 데이터가 아니라면 금융사간 격차에 대한 변별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이미 디지털 부문의 실적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집계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어떤 기준으로 나뉜 자료를 공개 하느냐가 중요한데 모든 금융사가 저마다의 기준으로 수익을 공개한다면 비교의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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