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극심한 수주난을 겪었던 국내 조선사들이 LNG운반선을 중심으로 한 선박수요 회복에 힘입어 잇단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대표 권오갑·가삼현)은 싱가포르 및 라이베리아 소재 선사와 중형 LPG운반선 1척, 50000톤급 PC선 2척 등에 대한 건조계약을 마쳐 1400억 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7~8월에 LNG선 6척, PC선 16척, 여객선 1척 등 2조644억 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한 것에 이은 대형 호재다. 

지난 12일에는 대우조선해양(대표 이성근)이 유럽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6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 운반선은 러시아 노바텍 쇄빙 LNG선으로 추정되며 1척당 가격은 3379억 원이다.

수주 규모는 2조 원이에 이에 따라 올해 8조2526억 원 가량의 수주 목표를 정해 놓은 대우조선해양의 목표 달성률은 21%에서 46%로 뛰어 올랐다.

업계에선 이 수주가 러시아가 추진하는 대규모 LNG 개발 사업 프로젝트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에서 이 선박을 수주한 바 있어 2차 발주 물량을 이어서 수주했다는 것이다.

삼성중공업(대표 남준우)도 러시아 쇄빙 LNG선 10척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노바텍이 1차로 발주한 선박 15척 중 5척을 수주했고 나머지 10척을 이어서 수주할 것이 유력시 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잠잠했던 프랑스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도 연말에 재개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발주분 16척을 절반씩 나눠 수주하는 건조의향서를 맺고 발주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저유가 사태 등으로 해상 물동량이 줄어 상반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 8월 25일 기준 조선 3사 수주 현황을 보면 현대중공업그룹(회장 권오갑)의 수주액은 4조6089억 원가량으로 올해 목표인 18조5000만 원의 25.6%에 불과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액은 목표량 8조2526억 원의 21.3%인 1조7530억 원, 삼성중공업은 목표량 9조6247억 원의 8.3%인 8020억6000만 원에 그쳤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회복하면서 유가가 정상화됐고 선박 발주량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에서도 예정된 대규모 발주가 차질없이 진행되면 상반기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하반기 발주분은 일반 선박보다 50% 이상 비싼 특수선박이 주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업계에서 발주 소식이 들려오고 있기는 하지만 워낙 정세가 불안정해 낙관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수주가 원활히 이뤄질 시 하반기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순 있지만, 아직 발주 물량이 확정되지 않았고 다시 코로나19 여파가 거세진다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예정된 대규모 발주가 진행된다고 해도 올해 목표 수주액을 달성하긴 부족한 물량이며 이는 조선 3사 모두 마찬가지”라며 “대우조선해양은 이번에 수주한 물량을 소화하며 업계 정세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