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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거래 몰리자 증권사 대포통장 다시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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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거래 몰리자 증권사 대포통장 다시 활개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10.26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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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이후 급감하던 증권사 대포통장이 최근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아직 은행권에 비해 발행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주식거래가 크게 늘어난데다 비대면 계좌 개설이 쉬워진만큼 대포통장 양산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15일까지 '채권소멸절차 개시공고' 기준 증권사 대포통장은 총 590건으로 집계됐다.

대포통장은 채권소멸절차가 개시된 계좌를 말한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금융사기에 이용된 계좌에 대해 즉각 지급정지를 해야 하고 이후 금감원에 채권소멸절차 개시공고를 요청해야 한다.
 

개별 증권사로는 미래에셋대우가 242건으로 가장 많았고 KB증권(96건), 신한금융투자(60건), 대신증권(41건), 유안타증권(33건) 순이었다. 매달 수백여 건이 발생하는 시중은행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수치이지만 그동안 연 평균 수십여 건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가파른 셈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업계 1위로 최다 점포를 보유하고 있고 비대면계좌 개설 수요가 급증하다보니 대포통장으로 이용되는 계좌 건수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통해 영업점 및 비대면 계좌 관리점을 통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고 있으며 AI를 이용한 사기의심거래 탐지기능도 구축 중에 있는 등 예방 기능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대포통장 건수는 지난 2014년 3485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당시 은행권에 대해 대포통장 근절 종합대책이 시행되면서 '풍선효과'로 증권사 대포통장이 급증한 결과였다. 이후 금융당국이 증권사에도 동일한 대책을 적용하면서  연평균 100여 건 미만으로 줄었다.

그러나 2018년 452건으로  조금 늘어나는가 싶더니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1377건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대포통장이 가장 많았던 KB증권은 361건에 달했고 미래에셋대우(262건), 신한금융투자(179건), 삼성증권(144건) 등도 수 백여 건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융권 전반적으로 대포통장 발급건수가 사상 최대치에 이르면서 증권업권에도 여파가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 들어 다시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 대포통장 근절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관계자는 "지난해 대포통장 건수가 역대 최대치에 이를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고 증권사 대포통장 역시 이에 비례해 늘어난 것으로 특정 업권에서 이슈가 발생한 측면은 아니다"라며 "다만 올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비약적인 결과를 내고 있고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건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들어 동학개미운동 열풍으로 증권사 신규거래계좌 수가 급증하면서 깡통계좌 양산으로 인한 대포통장 증가 가능성에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이같은 대포통장 양산 방지를 위해 증권사 계좌 개설 이후 20영업일 내 타 증권사 신규거래계좌 개설을 원천적으로 금지해 무분별한 계좌 양산을 막고 있다. 최근 주식거래와 공모주 청약 열풍으로 단기간 다수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려는 투자자들의 불편도 나오고 있지만 무분별한 계좌 개설을 막기 위한 예방적 차원이다.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타사 계좌 개설 후 20영업일 내 자사 계좌개설이 불가능하고  계좌 개설을 원할 시 급여이체 및 재직증명서, 주식거래내역서 등 계좌개설 목적 서류를 지참하고 지점을 방문해 야한다. 키움증권은 계좌 개설은 가능하지만 단기간 다수계좌로 출금고가 정지되고 금융거래목적확인서를 작성해야 해제할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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