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차등제'로 실손보험 손해율 잡는다?...보험업계‧소비자 모두 손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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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차등제'로 실손보험 손해율 잡는다?...보험업계‧소비자 모두 손사래
실효성 낮고 소비자 부담 가중 우려 커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0.11.0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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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내년 상반기 중 실손보험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유력한 개선안인 ‘보험료 차등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와 보험업계 어느 쪽도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국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에 대한 부담을 떠안게 될 거라는 불안심리가 크다. 보험사들은 개편도 중요하지만 기존 실손보험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실손보험이 ▷병원 이용과 관계 없이 나이‧성별 등에 대한 조건만 따져 비슷한 요금을 냈던 것과 달리 보험료 차등제는 ▷병원 이용 금액에 따라 보험료를 다르게 받겠다는 것이다.

실손보험을 자주 청구하는 사람은 전체의 5%도 채 되지 않고 대부분 보험료만 내고 이용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했다.

구체적인 보험료 차등제 방안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가입자의 ▶비급여 진료 이용 정도에 따라 10등급으로 나눠 보험료를 차등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진료비 자기부담률도 약 2배 가량 늘어나며 ▶통원 진료 자기부담액도 최대 3만 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험연구원에서는 보험료 차등제가 최선의 방안이라고 보고 있지만 보험사와 소비자 양측 모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실손보험의 손해율 악화는 보험사와 금융당국이 상품 설계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인데 결국 인상되는 보험료를  소비자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에 부정적 시선이 쏠린다.

한국소비자원 이면상 금융보험팀장은 “실손보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무조건 보험료를 올릴 것이 아니라 보험사 공급 측면에서 상품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며 “보험료 부담 때문에 병원을 가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의료 필수 이용 계층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소비자연맹 배홍 국장 역시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인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바꿀 필요가 있겠지만 현재 보험료 차등제는 공급자인 보험사만을 위한 개선이 아닌가 우려된다"며 "실손보험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현장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험사에서도 보험료 차등제는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기존 보험에 대한 손해율을 잡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손보험 개편때마다 기존 가입자들에게 계약 전환을 권하고 있지만 이에 응하는 소비자가 드물다는 설명이다.

실손보험은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구실손보험’,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 2017년 4월 이후 판매된 ‘신실손보험’으로 개편돼왔다.

이중에서 보험료는 저렴하지만 자기부담금 비중이 높은 신실손보험 가입자는 전체의 17.6%에 불과하며 그 이전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과 구실손보험 가입자는 전체의 80%가 넘는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상품 구조가 개선된다고 해도 현재 가입자에는 적용이 안 되는 만큼 요율 정상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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