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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승계이슈로 현대글로비스 '몸값' 강세...지배구조 개편 실마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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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승계이슈로 현대글로비스 '몸값' 강세...지배구조 개편 실마리는?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11.04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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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총수로 공식 취임한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승계를 마무리하고 지배력을 강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대표 김정훈)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회장이 지난 달 총수자리에 오르면서 현대차그룹은 안정적인 지분 승계와 함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주사 체제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10대 그룹 중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기 때문에 지주사 전환은 중대한 과제로 꼽힌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회장의 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키 역할을 해야 한다. 정 회장이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매각할 수 있는 주식 중 지분가치가 가장 큰 곳이 현대글로비스이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상승할수록 정 회장의 자산이 늘어나 승계 작업에 도움이 되는데 현재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불거지면서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지난 달 14일 정 회장 취임 전 16만5000원에서 3일 종가 기준 17만3500원으로 5.2%나 올랐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보유한 정 회장의 지분가치는 1조4408억 원에서 1조5151억 원으로 증가했다.

정 회장은 승계 재원 마련 측면에서 현대글로비스 주가 상승이 유리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순환출자를 끊기 위해선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한 기아차(17.28%), 현대제철(5.79%), 현대글로비스(0.69%) 등의 지분을 정 회장이 매입하면 된다. 3일 기준 이들 기업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가치는 5조1049억 원이다.

‘오너일가→현대모비스→현대차 등’으로의 지배구로 개편이 유력한데, 정 회장이 매각 할 수 있는 기아차(1.745), 현대오토에버(9.575), 이노션(2%), 현대위아(1.95%) 등의 주식가치는 5338억 원이다. 현대글로비스 주식가치를 더할 경우 2조401억 원으로 늘어난다.

현대엔지니어링(대표 김창학), 서림개발(대표 장세동) 등 비상장사 기업공개(IPO)와 매각을 통해 4조 원가량을 더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금을 감안하면 신사업을 통한 현대글로비스 기업가치 극대화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2018년 현대모비스(대표 박정국)와 현대글로비스는 합병해제 합의서를 체결했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모듈사업부문 및 AS부품사업부문을 인적분할 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을 추진했는데,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기대하는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20만~22만 원이다. 기대주가가 실현될 경우 정 회장의 주식가치는 최대 4000억 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한편,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의 상장사 자산승계율은 36% 정도다. 정 명예회장의 장녀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승계율이 약 4% 정도다.

현대차그룹은 이르면 연내에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사이에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해서는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글로비스는 10월 말 신사업을 담당하는 스마트이노베이션본부를 신설하며 기업가치 키우기에 나섰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부진하면서 물류량도 줄어 유통, 물류, 해운 등 주요 사업 실적은 모두 부진하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매출 16조315억 원, 영업이익 6848억 원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2.3%, 영업이익은 21.9% 감소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전망 실적도 다르지 않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11.4%, 21.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급여 20%를 반납했음에도 신규 채용이 늘면서 인건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글로비스는 미래 성장을 위해 수소운반선사업, 배터리 렌털사업 등 친환경 분야에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사업을 위한 조직도 새로 꾸렸다.

회사 관계자는 “배터리를 매입해 장기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택시, 상용차 등에 렌탈로 매출을 일으킬 계획”이라며 “1~2년이 아닌 5~10년을 보고 수소운반선을 통한 해상운송, 유통과정에서의 플랫폼 구축을 통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의 신사업이 실적에 역할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 하준영 연구원은 “신사업이 구체화 된다면 그룹사에 대한 높은 매출의존도, 신규 성장동력 부재가 해소될 것”이라며 “신사업 추진으로 기업가치 확대가 가능하지만 수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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