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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산넘어 산...KCGI분쟁·노조반대·공정위심사 등 난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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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산넘어 산...KCGI분쟁·노조반대·공정위심사 등 난제 산적
  • 김승직 기자 csksj0101@csnews.co.kr
  • 승인 2020.11.17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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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대표 조원태·우기홍)이 아시아나항공(대표 한창수) 인수를 공식 결정하면서 항공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다만 KCGI(대표 강성부)와의 경영권분쟁, 노동조합의 반발,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등 난제가 산적해 있어 인수가 성사되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대한항공 지주회사인 한진칼(대표 조원태·석태수)은 전날 열린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확정했다. 정부 역시 같은 날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관련 세부사항을 협의했으며 KDB산업은행은 한진칼에 8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항공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금호그룹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와 산업은행의 분석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시 양사가 가진 저비용항공사까지 합치면 국내 점유율이 66%에 달하는 만큼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대한항공은 사모펀드 KCGI와 경영권 분쟁 중이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노조도 전날 인수합병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특히 코로나19로 여파로 항공업계가 전반적인 부진에 시달리는 상황이어서 합병 후 수익성 회복에도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는 것은 KCGI 등 3자 연합이다. 현재 3자 연합은 한진칼 지분은 46.71%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의 41.4%를 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 3자 연합의 지분율이 희석되므로 3자 연합은 인수합병을 저지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3자 연합은 임시주주총회 개최 및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등의 대응에 나서거나 유상증자 참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수합병은 산업은행이 3자 배정 유상증자, 교환사채로 한진칼에 8000억 원을 투입하고 한진칼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대한항공이 2조5000억 원 규모 주주배정을 진행하면 한진칼이 산업은행 자금 7300억 원을 투입하고 이후 대한항공이 1조5000억 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신주 및 영구채 3000억 원을 사들인다는 구상이다.

3자 연합은 이를 막기 위해 임시주총이 열리는 것을 방해하거나 직접 유상증자에 참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노조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 시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양사 노동조합 5여 곳은 전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양사 노동자들의 의견이 배제된 일방적인 인수합병을 반대한다”며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인수합병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통과 여부도 미지수다. 공정위는 지난 13일 “시장점유율이 높은 두 회사가 결합하면 집중도가 높아져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4월 공정위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승인처럼 기업결합 외에는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점이 입증되면 예외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규정의 적용 요건은 매우 까다로워 이번 인수합병에 적용 가능할지는 불확실하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활로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화물 물량이 증가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13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여전히 2551억 원의 누적적자를 안은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2분기 1102억 원이던 영업이익을 3분기 영업손실 314억으로 적자 전환했다.

더욱이 3분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13조 원 대한항공의 부채는 23조 원에 달하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는 만큼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서 관련 화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여객물량을 만회하기엔 부족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코로나19 여파로 감소한 전세계 항공수요가 2024년에야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한진칼은 항공산업 구조개편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코로나19 여파에 대처하는 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인구 1억 명 이하 국가는 대부분 1개 네트워크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동안 한국은 복수 체제로 인해 주요 선진국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열위에 있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세계 10위권 국적항공사가 등장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우선 양사 통합으로 노선 운영 합리화, 원가 절감 등으로 항공산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이제 막 인수가 결정된 만큼 관련해 세부적인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다”며 “계획서를 작성해 산업은행에 제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내용이 수정되거나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조의 반대와 관련해선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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