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LG서 독립해 재계 27위 그룹 이끈다...LG상사 등 성장 정체는 숙제
상태바
구본준, LG서 독립해 재계 27위 그룹 이끈다...LG상사 등 성장 정체는 숙제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11.18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고문이 조만간 LG그룹에서 독립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분리가 예상되는 기업들의 실적 흐름이 좋지 않아 계열분리 이후 자리를 잡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재계에 따르면 구본준 고문 휘하로 분리될 기업으로는  LG상사(대표 윤춘성), LG하우시스(대표 강계웅), 판토스(대표 최원혁) 등이 꼽힌다. LG는 구체적인 분리안이 마련되는 데로 이사회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는 이달 내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준 LG 고문
구본준 LG 고문

구 고문이 3개사로 꾸리게 될 그룹의 지난해 기준 매출은 8조2718억 원(개별 기준)이다. 이는 재계에서 매출 기준으로 27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LG그룹 매출(122조2380억 원)의 6.8%가 분리되는 것으로 매출 30대 그룹 순위에 구 고문이 이끌 집단이 새롭게 등장하게 된다. 종속기업을 모두 포함한 연결기준 매출은 17조9175억 원이다.

개별기준으로 구 고문이 이끌게 될 그룹의 매출은 재계 22위(자산총액 기준) 그룹인 현대백화점(8조9200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영풍그룹과 대우조선해양과 비교해도 1조 원 정도 작을 뿐이다.

시가총액으로는 1조3794억 원(17일 종가 기준)의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구본준 고문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LG 지분 7.72%를 팔아 지분을 인수하는 형태로 독립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주식가치는 1조1413억 원에 이른다.

다만 이들 3개사가 공통적으로 매출성장이 정체돼 있고, 수익성도 하락세에 있다는 점이 향후 구 고문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상사는 2014년 11조3722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0조5309억 원으로 5년 사이 7.4%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21.6%로 더욱 크다. 2015년 13조 원대 매출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에 있다.

같은 기간 LG하우시스는 영업이익이 53.7%나 줄었다. 특히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고 있다. 1500억 원 안팎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700억 원 이하로 감소했다.

LG상사와 LG하우시스는 올해 사정도 좋지 못하다. 두 곳 모두 3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했다. LG상사는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비율로 줄었다.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상사는 2021년과 2022년 매출 전망치가 11조 원 안팎으로 눈에 띄는 성장이 예상되지 않는다. LG하우시스 역시 같은 기간 3조1000억 원 안팎으로 매출이 정체될 전망이다.

3곳 모두 영업이익률은 1~2%대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LG상사는 코로나19 수혜로 물류사업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상사부문 실적이 줄곧 적자다. LG하우시스는 PF단열재 등 프리미엄 건자재 제품에 집중하고 소비자간거래(B2C)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비상장사인 판토스는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또 매출의 70% 이상을 LG전자 물류를 담당하며 올리고 있어 구본준 고문 입장에서는 향후 LG에 기대 수익을 배당받는 다는 지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판토스는 지난해 LG상사의 배당 재원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다.

LG상사는 2019년 회계연도 배당을 실시하면서 지배기업 순이익 286억 원을 기준으로 116억 원(배당성향 40.6%)을 배당했다. 지배기업 순이익 중 67%인 193억 원이 판토스 순이익이다.

LG상사는 2018년도 700억 원 적자를 냈지만 100억 원 가까운 금액을 배당했다. 판토스는 2018년 504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LG상사 순이익 적자를 메우는데 역할을 했다.

LG상사의 실적흐름이 부진한 상황에서 판토스는 구본준 고문의 캐시카우 ‘믿을맨’인 셈이다. 다만 계열분리 후 내부거래가 줄어들 경우를 대비한 자체 성장동력 찾기는 구 고문의 과제로 지적된다.

판토스는 LG그룹 계열사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함께 진출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판토스의 높은 내부거래비중은 그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표적이 돼왔다. 이 때문에 구광모 회장 등 오너 일가는 2018년 12월 지분 19.9%를 전량 매각했다. LG그룹 입장에서는 구 고문의 계열분리로 오너 일감몰아주기 사익편취 논란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LG상사는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209.6%로 높은편이다. 종합상사 업계 포스코인터내셔널(176.5%)과 비교해도 30%포인트 이상 높다. LG상사는 지난 5년간 부채비율이 매년 200% 이상이다.

LG하우시스도 2014년 147.8%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에는 180.1%로 치솟았다. 올 들어 9월에는 166.5%로 낮아진 게 위안거리다. 판토스도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151.1%다. 부채비율은 통상 100% 이하를 우량하다고 본다.

LG하우시스는 올 들어 회사채 신용등급(NICE신용평가)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떨어졌다.

한편 LG그룹 오너 3세인 구본준 고문의 계열분리는 2018년 4세인 구광모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르면서 예견돼온 문제다.

LG상사는 지난해 여의도 LG트윈타워 지분을 (주)LG에 팔고 LG광화문 빌딩으로 이전하는 등 계열 분리를 염두한 작업이 이뤄져 왔다.

장자승계 원칙을 지키는 LG그룹은 그간 후대로의 경영승계가 이뤄지면 선대 회장의 동생들은 계열 분리하며 분란을 원천 차단해 왔다.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동생 고 구철희 씨 자녀들은 1999년 LIG(구 LG화재)로 분리했다. 구 창업주의 또 다른 동생들은 구태회·구평회·구두회 씨는 LS그룹으로 분리했다.

창업주 차남인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 자녀들은 2006년 LF(LG패션)를 가지고 독립했다. 창업주 삼암인 구자학 회장은 2000년 아워홈으로 자신의 영역을 꾸렸다. 2004년에는 창업주의 동업자인 고 허만정 회장 손자 허창수 GS건설 회장이 GS그룹으로 독립했다.

오너 3세대에서는 구자경 회장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희성그룹을 차렸다. 희성금속, 국제전선, 한국엥겔하드, 상농기업, 원광, 진광정기 등 6개사를 그룹으로 묶었다. 구본준 고문이 이번에 독립하게 되면 3세대 계열분리가 끝난다. 구본준 고문의 아들인 형모(33)씨는 현재 LG전자에서 과장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LG그룹은 계열분리 추진과 관련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