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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신탁 부채 6% 증가...고난도 상품 규제에도 금전신탁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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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신탁 부채 6% 증가...고난도 상품 규제에도 금전신탁 늘어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11.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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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 은행의 신탁 부채가 1년 새 6%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예·적금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신탁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기준 신한은행(행장 진옥동), 하나은행(행장 지성규), KB국민은행(행장 허인), 우리은행(행장 권광석) 등 4대 은행의 금전신탁과 재산신탁 부채는 285조27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268조7650억 에 비해 6.1%(16조5089억 원) 증가한 수치다.

금전신탁은 전년 대비 5.8%, 재산신탁은 6.7% 늘었다.

은행 신탁은 고객이 맡긴 돈을 은행이 부동산, 채권, 증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낸 뒤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상품을 말한다. 신탁은 크게 금전신탁과 금전외의 재산으로 신탁을 설정하는 재산신탁으로 나뉜다.

은행 신탁상품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DLF 사태의 후속 조치로 원금 손실 위험성이 20~30% 이상인 고난도 투자상품 판매를 제한하면서 판매에 차질이 예상됐다. 은행에서 고위험 펀드 상품 대부분을 신탁 상품에 담아 판매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은행권은 신탁 부문에서 금전신탁 상품 위주로 상품을 판매해 왔기 때문에 금전신탁 상품의 비중 감소가 불가피해 보였다.

하지만 올해 4대 은행의 신탁부채 규모를 살펴보면 예상을 다소 빗겨간 모양새다. 금전신탁 비중 역시 큰 변화폭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4대 은행의 올해 3분기 기준 전체 신탁에서 금전신탁이 차지하는 비중과 규모는 신한은행 55.2%(51조9471억 원), 하나은행 53.3%(37조4281억 원), 국민은행 90.7%(52조1956억 원), 우리은행 60.1%(38조1205억 원)이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은행의 금전신탁 비중이 오히려 지난해 보다 상승했다.

신탁부채가 늘어나게 된 배경에는 저금리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소비자들은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0%대로 내려앉으면서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신탁상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은행들 역시 자산관리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신탁업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면서 금전신탁을 대신해 재산신탁의 비중을 늘리거나 비고난도 신탁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 하면서 타격을 최소화한 모양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경우 금전신탁의 규모를 되레 확대했으며 우리은행은 재산신탁의 비중을 늘림으로써 금전신탁의 전체 신탁규모를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하나은행 등에서 한동안 중단했던 사모펀드 판매 재개를 선언하면서 향후 신탁사업에서의 실적 개선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이달 19일 사모펀드 판매를 재개한다고 밝혔으며, 비슷한 시기에 사모펀드 판매를 중단했던 우리은행도 판매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신규 출시보다는 내부 재정비와 판매 기준을 정립하는데 힘을 쏟았다”며 “사모펀드 판매에 있어 가장 크게 바뀐 점은 자산의 실재성 확인 여부”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기존에 사모펀드들은 복잡한 구조로 인해 자산의 실재성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만 실재성을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상품에 한해서만 상품판매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보강된 상품교육’을 이수한 직원에 한해서만 판매가 가능토록 하고 상품제안서에 기술된 내용처럼 실제 운용이 잘 되고 있는지 3개월에 한 번씩 점검하고 소비자에게 운용보고서를 설명하고 전달한다.

하나은행이 내부 재정비와 판매기준을 반영해 최초로 선보이는 사모펀드 상품은 인천시 청라에 소재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의 청라 하나글로벌인재개발원 선순위 대출채권 투자 상품이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사인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직접 실재성을 확인하고 상품으로 만들었으며 이를 하나은행의 IPS부(Investment Product Service)에서 한 번 더 검증해 안정성을 검토한 후 상품 출시를 결정했다.

하나은행 IPS부 관계자는 “이번 상품은 하나금융그룹 내 협업을 통해 손님의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는 모범 사례”라며 “향후에도 손님 신뢰를 회복하고 손님 니즈에 맞는 상품의 기획 및 출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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