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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 똑 닮은 인사 키워드는 ‘안정 속 쇄신’ 그리고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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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 똑 닮은 인사 키워드는 ‘안정 속 쇄신’ 그리고 '성과'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12.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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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K, LG 등 상위 대기업 그룹사들의 정기인사가 ‘안정 속 쇄신 그리고 성과’라는 공통 키워드로 이뤄져 눈길을 끈다.

그룹사들은 코로나19, 경기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대부분 유임시키며 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했다.

‘안정’ 기조 속에서도 성과주의에 기반한 임원 승진을 단행했고, 고속 성장하는 미래사업 분야에서는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하는 등 신구 조화를 꾀했다.

4일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사장단 인사에 이어 부사장 31명, 전무 55명, 상무 11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214명을 승진시키는 2021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올해 임원 승진자는 2018년도 158명, 2019년도 162명에서 크게 늘었다.

삼성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도 수요에 대한 대응과 운영 효율화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을 감안해 승진 인사 폭을 확대 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분기까지 매출 175조2555억 원, 영업이익 26조9469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2.8%, 영업이익은 30.8%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단순히 승진 인원만 늘어난 게 아니라 핵심인재 31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했다. 특히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연령, 연차에 상관없이 성과가 좋고 잠재력을 보유한 인재 발탁도 늘었다. 올해 인사에서 25명이 발탁됐는데 2018년도 18명, 2019년도 24명보다 많다.

조직 혁신과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이 되는 ‘다양성과 포용성’ 강화를 위한 외국인과 여성 승진 문화도 확대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해 9명에서 올해는 10명으로 늘었다.

성과주의 쇄신 기조 속에서 임원 승진폭은 대폭 늘었지만 사장단의 변화는 크지 않다.

왼쪽부터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왼쪽부터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삼성전자 3인 대표 체제는 변화가 없다. 계열사 CEO가 바뀐 곳도 삼성SDS와 삼성디스플레이 정도다. 삼성SDS는 황정우 삼성전자 사장,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최주선 부사장이 승진하며 CEO에 내정됐다.

최고경영진 인사는 안정 기조를 택한 모습이다. 다만 사장단 인사에서도 경쟁력 강화와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는 이뤄졌다.

삼성전자 이재승 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장, 이정배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등 3명이 승진하며 새롭게 사장단에 합류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처음으로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책도 새로 생겼다.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이 맡게 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들의 임원 승진자는 지난해 73명에서 올해 69명으로 줄었다. 불확실한 경영상황에 맞춰 큰 폭의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과 LG그룹 등 상위 그룹도 올해 인사에서 나란히 안정 속 쇄신을 꾀하는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두 그룹 계열사 CEO는 대부분 유임됐다.

SK는 지난 3일 계열사 CEO 교체 없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미래 대비에 힘줬다.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왼쪽), 유정준 SK E&S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왼쪽), 유정준 SK E&S 부회장

SK는 내년부터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파이낸셜 스토리(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실행계획)’를 본격 추진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두 명의 부회장이 앞장서게 된 모습이다.

박정호 부회장은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하면서 융복합화가 심화되는 ICT 산업에서 반도체와 통신을 아우르는 SK ICT 패밀리 리더십을 발휘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맡았다.

유정준 부회장은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

SK의 올해 인사에서는 파격도 눈에 띈다. 1974년생인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이 SK E&S 사장으로 선임됐다. 젊은피 추 사장은 임원으로 선임된 지 3년 만에 CEO가 되는 파격 인사 주인공이 됐다.

SK는 지난해 임원관리제도 혁신을 통해 상무, 전무 등 직급을 폐지했다.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겠다는 것인데 SK는 올해 인사에서 이를 실천했다.

SK 관계자는 “올해 승진 인사는 107명으로 전년 117명에 비해 줄었지만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는 능력 있는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말했다.

LG그룹 역시 지난달 말 코로나19 등으로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해 대부분의 CEO를 유임해 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LG유플러스 황현식 사장, LG전자 H&A사업본부장 류재철 부사장,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남철 전무 등이 신임 CEO로 선임됐을 뿐이다.

안정 속에서도 사업부문과 스텝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낸 인물은 사장으로 대거 승진시켰다. 2018년도와 2019년도 사장 승진자는 1명이었으나 올해는 5명으로 크게 늘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이상규 사장, 실리콘웍스 CEO 손보익 사장,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손지웅 사장, LG인화원장 이명관 사장, ㈜LG CSR팀장 이방수 사장 등이다.

또 신규 선임된 상무도 지난해 106명에서 올해는 124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특히 45세 이하 신규 임원은 24명으로 지난 2년간 21명에 비해 늘었다.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들을 곳곳에 배치했다는 게 LG의 설명이다.

젊은 인재를 발탁하고 있는 LG는 주요 계열사 CEO와 사장급 임원 평균 나이도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구광모 회장 취임 후 2018년 60.9세에서 2019년 59.6세, 올해 인사 후에는 58.9세로 낮아졌다.

LG 관계자는 “미래준비 기반인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LG가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영역에서 성과를 낸 인재들을 발탁했다”며 “융복합 기술개발 등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R&D 및 엔지니어 분야에서 성과를 낸 젊은 인재에 대한 승진인사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LG는 연말 정기인사 외에도 수시로 외부 인재를 임원으로 영입하고 있다. 올해 나이, 성별, 경력과 관계없이 성장 잠재력과 분야별 전문성을 지닌 23명의 인사를 영입했다.

한편 4대 그룹 중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시인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2018년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현대차는 전기차, 수소차 등의 영역에서 발탁과 외부영입을 확대하는 인사 기조를 펼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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