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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결산-게임] '집콕' 늘어나면서 민원 70% 급증...아이템 환불 민원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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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결산-게임] '집콕' 늘어나면서 민원 70% 급증...아이템 환불 민원 최다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0.12.22 0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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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게임 분야 소비자 민원은 '아이템 환불' 문제에 집중됐다. 이어  '시스템 오류'와 '일방적인 계정정지' 처분에 대한 불만이 줄을 이었다. 

올해 1월부터 12월20일까지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게임 분야 소비자 피해 건수는 513건으로 지난해(302건)보다 69.9% 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여가문화인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민원 건수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원 건수는 신작 출시와 맞물리며 폭증했는데 결제 시스템 오류로 지급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은 ▲유료 아이템 환불 지연 또는 거부 민원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아이템 환불 다음으로 ▲일방적인 계정정지, 계정 복구요청 무시 등 계정 문제와 ▲튕김, 아이템 증발 등 각종 버그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 결제 시스템 오류인데 환불 거부…게임사·앱마켓 책임 핑퐁 반복

민원 1위인 아이템 관련해서는 중복 결제됐거나 사용하지 않은 아이템인데도 정상 수령했다는 이유로 환불을 거부당했다는 민원이 주를 이뤘다. 환불 지연은 결제 오류로 지급되지 않거나 중복 결제된 사례가 많았다. 짧게는 1~2주, 많게는 한 달 넘게 환불이 지연된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 앱스토어 인앱 결제(In-App, 모바일 지급결제 서비스) 오류로 아이템이 정상 제공되지 않았는데 환불을 거부당한 사례도 지속 발생하고 있다. 

환불 핑퐁은 애플 앱스토어가 게임사에 결제 로그(log, 기록)를 전송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원인 제공자인 애플 측은 오류를 방관하는 것도 모자라 환불 권한이 없는 게임사나 앱 운영사와 얘기하라며 책임을 지속적으로 떠넘기고 있다. 영문도 모른 채 중간에 낀 소비자들만 불편을 겪는 상황이다.
 

아이템 미지급으로 환불을 요청한 아이폰 이용자들이 게임사로부터 받은 답변
아이템 미지급으로 환불을 요청한 아이폰 이용자들이 게임사로부터 받은 답변
아이템 미지급으로 환불을 요청한 아이폰 이용자들이 애플 측으로부터 받은 답변
아이템 미지급으로 환불을 요청한 아이폰 이용자들이 애플 측으로부터 받은 답변

계정 정지와 관련한 민원은 욕설·비방도 없었고 불법 프로그램(핵)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계정이 영구 정지됐다는 불만이 지속 제기된다.

문제는 게임사들이 스크린샷이나 불법 프로그램명, 행위 시점 등 계정정지 근거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데 있다. 이를 돕는 규정이나 법률도 없어 유저 스스로 이용약관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자료를 확보해 이의를 제기하는 수밖에 없다. 

중복 결제 또는 미성년 자녀가 임의로 결제해 앱마켓으로 환불받은 소비자가 억울하게 계정을 정지당하는 경우도 있다. 게임사를 통하지 않은 '결제 어뷰징(Abusing)'이라는 이유에서다. 게임사들은 환불한 금액을 다시 결제한다면 이용 제한을 풀어주겠다는 입장이다.
 

미성년 결제건으로 앱마켓에서 환불받은 뒤 계정을 영구 정지당한 소비자가 게임사로부터 받은 답변
미성년 결제건으로 앱마켓에서 환불받은 뒤 계정을 영구 정지당한 소비자가 게임사로부터 받은 답변

한국콘텐츠진흥원 측은 게임 소비자와 사업자간 계정정지 분쟁이 발생한 경우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관련 자문을 받아 조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위원회가 내리는 조정에 강제성이 없어 한쪽 당사자가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당사자들이 조정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 중재원을 통한 중재와 법원을 통한 소송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튕김 오류, 아이템 증발 등의 버그와 접속 대기, 서버 점검 등으로 비롯되는 엉성한 시스템에 대한 불만도 여전했다. 서버 포화로 인한 긴 대기시간과 잦은 점검은 물론 접속에서 튕기거나 유료 아이템이 지급되지 않는 등의 각종 버그로 게임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불만이 넘쳐났다.

웹젠 'R2M', 위메이드 '미르4', 라인 '브라운팜' 등 올해 출시된 신작들에 대한 민원이 많았다. 각종 오류로 유료 재화를 허무하게 날리는 것도 모자라 게임 실행조차 불가능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지만 게임사들은 '원인 파악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웹젠 R2M 커뮤니티에서 '접속 불가', '대기열'에 대한 유저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웹젠 R2M 커뮤니티에서 '접속 불가', '대기열'에 대한 유저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조이시티 건쉽배틀 공식 카페에서 버그에 대한 항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조이시티 건쉽배틀 공식 카페에서 버그에 대한 항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출시 초기에는 서버와 버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며 "게임의 기본 원칙은 유저들이 겪는 불편한 점을 인지해 업데이트를 지속적으로 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것인데 민원이 지속되는 건 오류 수정을 못 하는 게 아닌 안 하는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 외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 고객센터, 무성의한 매크로식 답변, 불친절한 상담원 응대 등 서비스 질 문제가 불거졌다. 고객센터 정상 운영시간인데도 통화 연결음이 몇번 울리고 끊기거나 '업무시간이 종료됐다'는 멘트만 들려올 뿐 상담사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매크로(Macro) 답변은 게임 이용자가 고객센터에 1:1 문의글을 올리면 메뉴얼에 따라 미리 적어둔 답변을 복사(Ctrl+C) 붙여넣기(Ctrl+V)해 대응하는 직원의 기계적이고 무성의한 태도에서 유래됐다.
 

스마일메카 '연인M' 공식 커뮤니티에는 게임사가 매크로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는 항의의 글이 가득하다
스마일메카 '연인M' 공식 커뮤니티에는 게임사가 매크로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는 항의의 글이 가득하다

게임 소비자들은 "모든 유저들이 동일한 내용의 답변을 받고 있다", "문의하자마자 10분 만에 답변 메일이 날라왔는데 확인은 하고 보내는 것이냐", "기다리라는 매크로 답변만 반복할뿐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 "매크로 답변은 하는데 전화는 안 받는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게임업계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문의 글 대비 QA(Question Answering, 질의응답) 직원 수가 적어 일일이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QA팀이 따로 조직되지 않은 일부 업체의 경우 위임 계약의 형식으로 외부 업체에 업무를 맡기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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