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중인 유명 유아식에서 위험 수준의 중금속 검출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맘까페를 중심으로 환불 요청이 쏟아지고 있지만 수입업체와 관련 부처는 안전 기준에 문제가 없어 환불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네슬레 코리아 측은 현재 시중에 판매중인 제품은 국내 검사 기준에 부합해 환불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식품의약안전처(이하 식약처)도 국내 검사 기준이 미국보다 엄격한 만큼 정식 수입 제품에는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거버 유아식 등을 판매중인 G마켓, 옥션, 11번가, 티몬, 쿠팡 등 오픈마켓들은 모두 “식약처 권고나 방침에 따라 제품 판매를 진행하며 현재 거버 유아식과 관련 어떤 권고나 제재 조치가 없어 제품 판매를 막거나 환불을 수용할 이유는 없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지난 2월 4일 미국 하원은 감독 및 개혁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시판중인 유아식의 중금속 수치가 아이들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금속 ‘위험’ 수준인 업체로 ▲네슬레 자회사 거버(Gerber) ▲나뚜르(Nurture Inc) ▲하인 셀레셜(Hain Celestial Group Inc) ▲비치넛 뉴트리션(Beech-Nut Nutrition) 등이 언급됐다.
네슬레 측은 보고서 발표 이후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중금속을 줄이기 위해 여러 조치를 하고 있다”며 제품들이 검사 기준치를 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뉴스 보도가 전해지면서 국내에서도 맘까페 등을 중심으로 정식 수입 중인 거버 전 제품에 대한 환불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네슬레 코리아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되는 거버 유아식은 대부분 미국 등지에서 수입한 완제품이다.
식약처도 국내 영유아식 중금속 검사 기준은 미국보다 더욱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어 거버 유아식 판매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의 영유아식 중금속 검출 기준은 무기 비소의 경우 쌀 조제식에 한해서만 100ppb 이하, 납은 유형마다 다르지만 10~50ppb, 이외 성분에 대해서는 기준이 없다. ppb란 parts per billion의 약자로 10억 분의 얼마인가를 나타내는 단위다.
반면 국내는 현미, 미강, 쌀눈, 톳 또는 모자반을 함유한 제품에 대해 무기 비소 100ppb 이하, 납 10ppb이하로 제한한다. 카드뮴은 배합비에 따라 다르다.
검사 제품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국내 기준이 더 엄격해 외국에서 문제가 된 제품의 경우라도 정식 수입 과정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것이 식약처의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모든 거버 제품에 대해 수입 시 검사하고 있고 모든 제품이 국내 기준치 이하로 적합함을 확인했다. 해외직구 제품들도 수시로 구입해 검사하고 있으나 문제는 없었다. 검사 기준도 한국이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기준’이 아닌 ‘성분’이다.
미국 하원은 보고서를 통해 “일부 업체는 유독성 중금속 함량이 높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판매했다”며 “유아식 제품들이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버 유아식에 포함된 비소, 납, 카드뮴, 수은 등의 중금속에 아이들이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각종 질환은 물론 IQ 저하 등 건강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최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