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페이스 매장서 옷 갈아입는데 천장에 CCTV...계산대에서 영상 훤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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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페이스 매장서 옷 갈아입는데 천장에 CCTV...계산대에서 영상 훤히보여
성폭력처벌법 CCTV 해당....'고의성' 여부가 관건
  • 황혜빈 기자 hye5210@hanmail.net
  • 승인 2021.03.02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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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의류 매장에서 안내한 피팅룸(탈의실)을 이용하다 CCTV를 발견한 소비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경기도 평택시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는 지난 22일 오후 아웃도어 브랜드 레드페이스 매장에 방문해 등산바지 3벌을 입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매장 점주는 탈의실이 아닌 창고로 안내했다. 탈의실에 물건이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안내에 따라 김 씨는 창고에서 옷 한 벌을 갈아입다가 천장에 붙어있는 CCTV를 발견했다. 깜짝 놀라 매장에 항의하니 “고객들은 창고에서 그냥 옷 갈아입는다. 이렇게 항의한 경우는 처음이다”라며 김 씨를 되레 유별난 사람 취급했다.

매장 내 계산대에 CCTV 영상 화면이 버젓이 나오고 있었고 확인해보니 다른 탈의실도 같은 상황이었다.

황당한 김 씨는 매장 점주에 재차 항의한 후 영상을 삭제하기 위해 보안업체를 불렀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은 “매장 주인도 같은 여자이고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워 처벌이 불가하다”라고만 답했다. 현재 CCTV 영상은 삭제 처리된 상태다.

김 씨는 “내가 옷 갈아입는 모습이 버젓이 CCTV로 촬영되고 있었다. 법적으로 처벌이 불가능한 거냐”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제14조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관건은 CCTV가 이 법령이 규정하고 있는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에 해당되냐는 점이다.

곽효승 법률사무소의 곽효승 변호사는 “법령이 말하는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에 CCTV도 해당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사실관계를 더 확인해보고 고의성이 있는지 여부도 판단해야 한다”며 “그 이후에 어떤 법률이 적용될 수 있을지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부 최응렬 교수도 “CCTV는 법령이 말하는 기계장치에 해당이 된다”라면서 “어떤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한 거였는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 제25조 제2항에 따라 CCTV는 '영상정보처리기기'로 규정되는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목욕실, 화장실, 발한실(發汗室), 탈의실 등 개인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의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운영해서는 안 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CCTV는 공개된 장소에서 범죄 예방이나 시설 안전 등 공익 목적에 부합하는 용도로만 설치 운영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목적이 아닌 장소에 CCTV를 설치하고 알리지 않았을 경우에는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와 관련해 레드페이스 관계자는 “탈의실에 물건이 많아 다른 공간으로 안내를 했던 것으로 안다”면서 “탈의실에서만 옷을 입어보도록 매장 근무자 교육을 해왔지만 미흡했던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과 매장 점주 간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상황 발생 후 점주가 즉시 고객에게 사과를 했고 보안업체와 경찰에 신고한 후 고객 앞에서 CCTV 영상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다시는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장 시스템 점검을 꾸준히 하고 매장 근무자 교육에 힘쓰겠다”라고 사과했다.

다만 김 씨는 "점주로부터 즉시 사과받지 못했다"며 "보안업체도 점주에게 요청해 출동하도록 했고 경찰에 신고도 내가 직접 했다"라고 반박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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