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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한 물이 시커멓다면....활성탄 가루 줄줄, 브리타 필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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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한 물이 시커멓다면....활성탄 가루 줄줄, 브리타 필터 논란
소비자 "정상적 사용 불가능" vs 업체 "인체 무해"
  • 김승직 기자 csksj0101@csnews.co.kr
  • 승인 2021.03.09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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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타 정수기 필터에서 물을 마시기 어려울 정도의 검은 가루가 나와 정상적인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소비자가 불편을 호소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활성탄 가루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원성을 사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장 모(남)씨는 지난 2월 브리타 코리아 공식물에서 구매한 막스트라 플러스 필터에서 검은 가루가 쏟아져 정수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다. 업체 측에 관련 내용을 항의해도 “가루는 인체에 무해하다. 따라서 교환·환불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브리타 정수기 필터에서 많은 양의 활성탄 가루가 유출돼 바닥에 침전된 모습
▲브리타 정수기 필터에서 많은 양의 활성탄 가루가 유출돼 바닥에 침전된 모습
브리타 정수기는 물통에 수돗물을 담아 바로 정수해 마실 수 있는 간이 정수기다. 물통에 별도의 여과틀을 체결하고 그 안에 수돗물을 담으면 필터를 통해 정수되는 방식이다.

브리타 정수기 사용 시 검은 가루가 딸려 나오는 것은 이미 사용자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현상이다.

막스트라 플러스 필터는 미세한 섬유망이 활성탄가루 덩어리를 감싸고 있는 구조로 수돗물이 통과하면서 가루가 딸려 나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업체 측은 "거름망보다 작은 미세입자를 100%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고 용출양도 극미량이라 그동안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도 적었다.

장 씨 역시 그간 검은 가루가 나오는 현상을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구매한 필터는 활성탄 가루 유출량이 너무 많아 정상적인 음수가 어려울 정도라는 게 문제다.

장 씨가 제시한 사진을 보면 정수 용기 바닥에 활성탄 가루가 쌓여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물을 정수할 때마다 다량의 가루가 쏟아져 나와 사용 후 매번 물통을 닦아야 할 정도였다고. 필터 구조상 유출 가루가 많아질수록 정수 효과도 의심되는 상황이다. 

거름망이 찢어지는 등 막스트라 플러스 필터의 구조적 문제가 의심되는 상황임에도 업체 측은 ‘원래 그런 제품이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식으로 소비자 불만에 무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장 씨의 주장이다.

장 씨는 “검은 가루에 대해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이의 제기하지 않았지만 필터에서 나오는 가루의 양은 문제가 있다”며 “필터의 정상 여부 조사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브리타 측은 제대로 된 확인절차 없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거듭된 항의 끝에 장 씨는 브리타 공식몰로부터 3개 세트 중 사용하지 않은 2개 필터에 대한 환불을 제안받았다. 하지만 다시 브리타 코리아 고객센터에 전화해 관련 내용을 재차 설명하고 환불을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아직도 조치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이 모(여)씨 역시 같은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 1월 구매한 브리타 필터에서 검은 가루가 쏟아져나와 물이 검은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겪고 있다.
 

▲이 씨의 브리타 정수기에 담긴 물이 정수 후 검게 변해 있다.
▲이 씨의 브리타 정수기에 담긴 물이 정수 후 검게 변해 있다.
하지만 업체 측은 “검은 가루는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교환·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씨는 “아무리 인체에 무해하다 한들 검은 물을 마시고 싶은 사람이 있겠냐”며 “수년째 브리타 정수기를 이용중인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고 무조건 괜찮다는 업체 측 대응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브리타코리아 관계자는 “모든 브리타 제품은 독일·유럽 기준 식품 규격 품질인증을 받은 후 판매되고 식품 및 소비재 법률 조항에 따라 공식적인 식품 검사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리타 제품은 엄격한 품질 검증을 거치는 만큼 필터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운송과정 등에서 파손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검은 가루 관련 민원이 제기될 시 우선 ‘정상제품에서도 사용 중 활성탄이 마모돼 검은 가루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과 ‘검은 가루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을 안내한다”며 “추후 제품 불량이 확인되면 교환 및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적정량의 검은 가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을 우선해 진행하면서 오해가 생긴 것이지 불량제품에 대한 교환·환불이 어렵다고 응대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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