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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3대 사업부장 중 2명 외부인사 물갈이...나영호·강성현, 체질개선 '선봉장'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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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3대 사업부장 중 2명 외부인사 물갈이...나영호·강성현, 체질개선 '선봉장'될까?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1.04.16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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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서 경력을 쌓은 내부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던 롯데쇼핑 3대 사업부장 가운데 두 자리가 지난해 말부터 최근 사이에 외부 영입인사로 채워져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며 부실점포 정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롯데쇼핑이 외부 인물을 영입해 체질개선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대표 강희태)은 지난 12일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부사장을 e커머스 사업부장으로 선임했다. 마트, 슈퍼사업부와 더불어 롯데쇼핑의 3대 사업부인 e커머스사업부는 전무급 사업부장을 두고 있었으나 이번에 부사장급으로 격상하면서 내부인사에서 외부인사로 물갈이가 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정기인사에서 마트사업부장으로 선임된 강성현 전무도 외국 유통업체에서 잔뼈가 굵은 외부 영입 인사다. 

이로써 롯데쇼핑 3대 사업부 수장 가운데 정통 롯데맨은 슈퍼사업부장인 남창희 전무만 남게 됐다.  

이 같은 움직임이 눈길을 끄는 건 롯데그룹이 전통적으로 폐쇄적인 인사기조를 유지해왔던 것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마트·슈퍼·e커머스 3대 사업부 체제를 갖춘 2018년 이후 사업부장은 주로 내부 인사가 맡아왔다. 2020년 이전에는 사업부장 중 외부 영입 인사는 단 1명뿐이다.
 

3대 사업부장 가운데 가장 직위가 높은 나영호 부사장은 1996년 롯데에 입사했지만 이후 삼성물산, 현대자동차그룹, LG텔레콤 등을 거쳐 2007년부터 이베이코리아에서 간편결제, 모바일 e쿠폰 등 온라인 쇼핑 사업을 맡아왔다.

입사는 롯데로 했지만, 경력 대부분은 외부에서 쌓았다. 나 부사장의 전임자였던 조영제 전무는 199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백화점, 롯데지주 등에서 30년 동안 경력을 쌓은 ‘롯데맨’이다.

마트사업부장으로 선임된 강성현 전무는 1998년 프랑스 유통업체 프로모데스그룹을 시작으로 한국까르푸,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유통부문 대표 등을 거쳐 2009년 롯데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H&B(롭스) 대표,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 등을 거쳤다.

강 전무의 전임자였던 문영표 전 마트 사업부장 역시 내부 인사였다.

왼쪽부터 나영호 부사장, 강성현 전무, 남창희 전무
왼쪽부터 나영호 부사장, 강성현 전무, 남창희 전무
롯데쇼핑 3대 사업부에 내부 출신 사업부장은 1992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한 남창희 전무가 유일하다.

지난해 11월 정기 인사 이전에는 3명의 사업부장이 모두 내부 인사였고, 그 전에는 마트 사업부장인 김종인 전 부사장만 외부 인사였는데 김 전 부사장도 2003년에 영입돼 12년간 롯데마트의 기획, 해외사업, 전략본부장, 중국본부장 등 주요 사업부를 두루 거친 뒤에 선임됐다.

핵심 사업부의 외부 인사 선임은 실적 개선, 조직문화 혁신 등의 숙제를 안고 있는 롯데쇼핑 체질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롯데그룹 임원 100명을 줄이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도 50대로 물갈이하는 인사를 실시했다. 젊어진 ‘뉴롯데’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에서는 조영제 전 e커머스 대표가 실적 부진으로 경질됐다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롯데쇼핑이 온라인 시장 강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 지난해 4월 탄생시킨 ‘롯데온’은 그해 말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5%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롯데온은 지난해 1379억 원의 매출과 94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27.4% 줄었고, 적자는 70%가량 커졌다.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출신인 나 부사장 영입을 통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보인 셈이다. 롯데쇼핑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게 되면 이커머스 점유율이 네이버와 비슷한 17%로 오를 전망이다. 롯데는 이마트, SK텔레콤 등과 인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 전무는 롯데마트를 맡자마자 경영효율화를 위해 헬스앤뷰티 스토어 롭스를 마트 상품기획(MD)본부 헬스앤뷰티 부문으로 편입하고, 사원부터 부장까지 전 직급 대상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외부 인사를 통해 전통 유통과 구조가 다른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원활히 하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결단을 기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나영호 e커머스 사업부장의 출생연도 등 상세 프로필과 선임 배경 등에 대해선 추후 공개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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