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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카게임즈, 삼국지 전략판 '뻥' 광고로 수백만 원 과금 유도...항의 커지자 광고글 슬쩍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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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카게임즈, 삼국지 전략판 '뻥' 광고로 수백만 원 과금 유도...항의 커지자 광고글 슬쩍 수정
  • 김경애 기자 seok@csnews.co.kr
  • 승인 2021.05.1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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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사인 쿠카게임즈가 올해 2월 말부터 국내에 서비스한 모바일 게임 '삼국지 전략판' 시즌2 오픈에 앞서 허위 홍보로 과도한 과금을 유도해 이용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쿠카게임즈 측은 이른바 '결맹' 사태와 관련한 홍보 내용을 몰래 수정한 데다 문제를 제기하는 유저 글에 무성의한 매크로 답변을 반복하며 환불 요구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최 모(남)씨는 삼국지 전략판을 한 달여 이용해온 과금 유저로 최근 벌어진 손상향의 전승 전법인 '결맹' 사태에 대해 게임사에 책임을 묻고 전액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최 씨는 "게임사 측이 시즌2 새로운 장수인 손상향에 대한 허위 홍보를 펼쳐 수백 내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가챠(Gacha, 뽑기) 과금을 유도하는 사기 행위를 펼쳤는데 환불 조치 없이 미안하다는 한 마디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당시 공지에 따르면 운영진은 손상향의 전법 '결맹'은 기존 장수인 '태사자'의 연격(연속 공격)에 대한 버프를 가져오는 데다 어떤 장수(이성 우군)에게 적용되든 연격이 발생해 손상향의 또 다른 전법인 '극악무도'가 매우 높은 확률로 발동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 22일 삼국지 전략판 운영진은 공식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에 시즌2에서 새로 등장하는 장수 '손상향'을 소개하는 글을 게시했다
▲지난 달 22일 삼국지 전략판 운영진은 공식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에 시즌2에서 새로 등장하는 장수 '손상향'을 소개하는 글을 게시했다.
특히 손권(주장)과 태사자(부장), 손상향(부장) 조합을 추천하며 해당 조합이 시즌2에서 절대적인 1선 주력부대라고 강조했다. 이 중 손권이 뽑기에서 나올 확률은 0.05%로 게임 내 모든 장수 중 가장 낮았고 손상향 뽑기 확률은 공개도 되지 않았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유저들은 이달 1일 시즌2가 시작되자마자 손상향의 결맹과 손손태 조합을 사용하기 위해 손권과 손상향, 태사자가 포함된 가챠 패키지를 수백만 원 내지 수천만 원을 들여 구매했다. 

최 씨 또한 총 642만 원을 가챠에 사용해 손상향 조합을 획득했다. 그러나 손상향의 능력은 앞선 홍보 내용과는 상이했다. 결맹은 태사자의 기본 보유 패시브인 연격에 대한 버프를 가져오지 못했고 사용 이후의 액티브로서 새로이 획득한 기능성 버프만을 가져왔다. 

한 이용자는 "태사자와 결맹을 몇 번 맺어봤지만 단 한 번도 연격이 발동되지 않았다. 10%의 발동 실패 확률이 존재하지만 어떻게 단 한 번도 안 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운영진은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며 확인해보겠다는 매크로 답변을 반복하다가 지난 10일 문제가 된 소개 글의 본문을 수정하고 일부분 혼란을 드릴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삼국지 전략판 운영진이 지난 10일경에 수정한 손상향 소개 글 내용
▲삼국지 전략판 운영진이 지난 10일경에 수정한 손상향 소개 글 내용.
손상향 결맹과 손손태 조합을 위해 게임에 수백만 원 내지 수천만 원을 과금한 유저들은 운영진의 대응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쏟아내면서 손상향에 과금했던 돈에 대한 전액 환불을 요구했다.

공식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운영진은 환불을 요구하거나 문제를 지적한 유저 글에 '손상향은 강력하다'는 매크로 답변만 무한 반복하고 있다"며 "유저들은 손상향의 강력함을 지적하는 게 아닌 당초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 운영진의 행실을 문제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물건에 대해 거짓된 말로 판매한 게 문제인데 이제 와서 설명이 잘못됐다며 죄송하다고 하면 끝날 일인지. 굉장히 심각한 상황인데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거세지자 운영진은 지난 11일 "단순한 텍스트상의 실수뿐 아니라 운영 측면에서 우리에게 경종을 울려준 사건"이라고 사과하며 "손상향의 강력함은 후속 시즌으로 갈수록 더 높은 경지에 다다르게 될 예정"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그러나 최 씨를 비롯한 유저들은 "이번 시즌엔 손상향을 창고에 박아두고 쓰지 말란 얘기냐", "나중에 강력해진다면 과금한 돈도 나중에 줄테니 환불해달라", "사과 한 마디로 끝내지 말고 환불·보상이나 롤백 등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라"며 어이없어 했다.
 

▲삼국지 전략판 유저들이 이번 결맹 사태에 대해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삼국지 전략판 유저들이 이번 결맹 사태에 대해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쿠카게임즈 측은 소개 글이 손손태 조합을 반드시 사라는 의도가 아닌 공략 가이드에 불과한데 운영진 공지로 안내되다 보니 오해가 빚어진 것 같다는 입장이다. 

쿠카게임즈 관계자는 "당시 안내한 손손태 조합에 대한 내용 가운데 태사자와 관련한 부분이 잘못됐는데 손상향을 최초 소개할 당시에는 그러한 점을 인지하지 못했다. 유저들의 지적으로 개발자와 얘기해 조합을 실험한 결과 안 맞다는 점을 인지하고 내용을 수정했다"며 "검증 과정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죄송하며 앞으로 공략 내용을 좀 더 엄격하게 작성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손상향이 포함된 가챠 패키지 환불의 경우 손상향 단일이 아닌 다양한 장수들이 나올 수 있는 구성이다보니 손상향만을 뽑기 위해 과금했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어려워 불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소정의 보상과 시즌2에 돌입한 유저들을 위한 특별 보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쿠카 게임즈 관계자는 "시즌2에 돌입한 일부 유저들에게 지급되는 보상 아이템은 이용자들이 플레이하면서 전략적인 부분에서 도움될 수 있는 성격의 것으로 희귀하며 진정성 있는 보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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