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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실손보험 판매 중단 잇따라...삼성·한화·교보·흥국·NH·ABL 등 6개사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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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실손보험 판매 중단 잇따라...삼성·한화·교보·흥국·NH·ABL 등 6개사만 남아
실손보험 손해율 높아 적자 누적, 보험사 판매 부담 가중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1.06.27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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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실손보험 판매를 포기하고 있다.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로 적자가 누적되며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위한 관련법 개정안도 해당 상임위 논의가 불발되면서 보험사의 실손보험 판매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양생명은 3세대 실손보험을 포함해 내달부터 4세대 실손보험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국내 생보사 가운데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곳은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흥국생명·NH농협생명·ABL생명 6곳만 남게됐다. 이 가운데 ABL생명도 오는 7월부터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라이나생명, AIA생명, 오렌지라이프,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KB생명이 실손 판매를 중단했고, 지난 연말 신한생명에 이어 올해 3월 미래에셋생명도 판매를 멈춘 상황이다.

생보사들이 잇따라 실손판매 중단을 결정한 이유는 높은 손해율로 적자가 누적되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2016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상품에서만 총 2조5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동양생명의 경우 지난해 실손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112%다. 이는 가입자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았을 때 보험금 지급과 사업비 등으로 112원을 지출했다는 의미다.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판매 중단 선언이 이어지면서 내달 출시될 4세대 실손보험이 순조롭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생보업계와 달리 손해보험 업계는 일부 중소형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7월에 4세대 실손보험 판매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손보업계에서는 AXA손해보험, 에이스손해보험, AIG손해보험 등 3개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손보업계 역시 실손보험 판매에 따른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개정안 통과가 기대됐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논의가 불발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안 좋은 상황이다.

지난 23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었으나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하지 못했다. 의료계의 강한 반발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이 논의 안건에 올라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보험업계에서는 실손보험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무분별한 의료 쇼핑,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꼽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4세대 실손보험 출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병원에서 진료 후 곧바로 보험금을 전산 청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장기적으로 실손보험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보험금 전산 청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데이터를 축적하면 손해율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과잉진료를 일삼는 의료기관을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 법안은 의료계의 반대로 10여 년 동안 국회 법안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의료기관이 실손보험의 계약당사자(환자와 보험사)가 아니기 때문에 보험금 청구자료를 보험사에 전송할 의무가 없고, 환자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등을 이유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반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구조 개편을 통해 지속성 강화를 도모하더라도 실손보험금·비급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효과성은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며 “상품 개편을 통한 비급여 관리 강화와 함께 실손청구 간소화 문제가 함께 해결되면 실손보험의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소비자가 신뢰할 만한 상품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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