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채팅하다가, 또는 사이트에 가입만 하고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휴대폰으로 돈이 결제되는 억울하고 황당한 일이 속속 벌어지고 있다. 

이같이 가입자도 모르게 주머니를 털어가는 ‘온라인 도둑결제’는 특정 사이트에서 빈발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 박 모(38·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씨는 12일 새벽 휴대폰 결제사이트인 모빌리언스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물건을 구입하지도 않았는데 휴대폰으로 15만원이 결제되었다는 통보였다. 본인의 허락도 없이 이뤄진 결제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인터넷 한게임에서 채팅하다가 주민번호 일부와 휴대폰 번호를 알려준 것이 생각이 났다. 채팅 상대 아이디인 ‘지현 이쁜이’였다.

바로 전화해서 결제취소를 요청을 하자 그쪽에서 주민번호를 대라고 요구했다. 주민번호를 댔다간 또 무슨 일을 당할지 몰라 알려주지 않고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했다.

박 씨는 “나 한 사람의 피해가 아니라고 본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본보에 고발해왔다.

소비자 이 모 씨는 얼마전 제로옥션으로부터 광고사이트가 발송되어왔다. 회원가입만 하면 경품을 준다는 메일이었다.

그래서 가입을 했고, 휴대폰으로 확인문자까지 받았다. 그런데 경품을 준다는 내용도 없고 바탕화면에 경매를 하는 ‘바로가기’가 생겼다.

전부 지우고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휴대폰으로 1만1000원이 결제되었다.

제로옥션 사이트로 전화해서 따지자 상담원은 휴대폰으로 인증번호를 문자로 보냈고, 고객이 문자로 넣고 확인했으면서 왜 그러냐는 식이었다.

사용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회원가입후 단 한번도 로그인 한 적도도 없으니 환불해달라고 하자 15일이 지나났다고 거절했다.

이 씨는 “너무 억울해서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나처럼 당한 경우가 많이 있다”며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소비자를 속이고 돈을 뜯어내는 심각한 사기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소비자 배 모 씨는 지난 2~5일 파일고란 사이트(http://www.filego.co.kr)에 가입했다. 가입하면서 휴대폰 번호와 인증번호를 입력했다.

그러나 가입만 하고 이 사이트에서 아무 것도 이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11일 1600-****라는 번호로 문자를 받았다. 12월달에 3만3000원이 결제된다는 내용이었다.

배 씨는 “가입 시에 돈이 결제된다는 말이 없었고, 아무런 정보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당한 결제”며 “상담문의 전화번호는 연결도 되지않는다”고 답답해했다.

백상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