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국제소포 배송 않고 1년 만에 반송비 요구..."돈 안 내면 폐기"
상태바
우체국, 국제소포 배송 않고 1년 만에 반송비 요구..."돈 안 내면 폐기"
  • 김민국 기자 kimmk1995@csnews.co.kr
  • 승인 2021.08.11 0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체국을 통해 보낸 국제소포의 행방을 알 길이 없어 애를 태웠는데 1년 만에 소포를 돌려보내겠다며 반송비를 요구받은 소비자가 억울함을 토로했다. 소비자는 재배송을 원하고 있지만, 우체국 측은 불가항력적 이유로 배송이 불가하다며 반송비를 내지 않으면 소포를 폐기하겠다고 대응해 반발을 사고 있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유 모(여)씨는 지난해 1월 우체국을 방문해 튀니지에 사는 시어머니에게 50만 원 상당의 보청기를 보냈다.

유 씨는 접수 당시 EMS(국제특송)는 5만 원, 일반 소포는 2만 원으로 가격 차이가 많이 나 망설였다. 창구 직원이 “배송 속도를 제외하곤 별 차이가 없다. 행여나 배송 사고가 발생해도 EMS처럼 즉시 안내 메시지를 보내준다”라고 말해 '국제소포'로 접수한 게 실수였다.

도통 배송됐다는 소식이 없어 유 씨의 시댁 식구들이 튀니지 현지 우체국을 수차례 찾아갔지만 보청기 행방은 묘연한 채 1년이 흘렀다. 그간 해외 배송에 문제가 생길 때 국내 우체국 측에 도움을 청해도 "현지에 도착한 택배는 그쪽 우체국에 직접 문의해야 한다"는 말만 듣다보니 별도로 접수처에는 문의하지 않았다고.

그렇게 잊고 지내던 지난 2월 집배원이 방문해 소포가 반송됐다며 6만 원의 반송비를 요구했다. 유 씨는 구체적 사유도 모른 채 반송비를 떠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일단 집배원을 돌려보내고 우체국 고객센터에 연락했다.

1년이 지나도록 배송사고에 대해선 안내도 받지 못했다고 항의하자 우체국 측은 “코로나19로 발송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 우리 때문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는게 유 씨 주장이다.

우체국 측은 이어 "반송비를 내지 않으면 소포도 돌려줄 수 없다. 지불하지 않으면 국세청 등 유관 기관과 협의해 벌금을 부과하고 소포는 폐기할 수밖에 없다"고 대응했다.

유 씨는 이후 6개월여 간 우체국과 반송비를 놓고 갈등 중이다.

다시 튀니지로 배송을 원한다는 유 씨는 "처음에는 코로나19 핑계를 대더니 이후에는 '현지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등 직원마다 배송 사고 이유를 달리 말해 신뢰할 수 없더라"며 "배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안내도 않고 비싼 반송비까지 물어내라니 황당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우체국택배는 통관 문제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로 인한 반송비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우체국의 EMS(국제특급)·국제우편 손해배상 규정에 따르면 비서류의 경우 분실·도난·파손 시 ‘7만 원에 1kg당 7870원을 합산한 금액 범위 내의 실손해액’을 보상해 준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화재,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으로 인해 우편물 사고가 발생한 경우나 △금지물품 등에 해당돼 관계 당국에 의해 압수 또는 폐기된 경우에는 배상이 불가하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반송 건도 '불가항력'적인 요소에 속하기에 반송비 등 비용을 배상해주긴 어렵다는 게 우체국의 입장이다. 

배송 지연에 대한 문제에는 "EMS 같은 경우는 배송 기간도 정해져있고 일부 건에 대해선 배송 사고가 발생했을 시 반송비 등을 배상해주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일반 소포의 경우엔 배송 기간과 사고에 대한 배상 규정이 없다. 이 같은 점을 계약 당시 창구에서도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유 씨의 반송비를 배상해주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다만 유 씨가 접수 창구에서 이 같은 점을 안내받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별도의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민국 기자]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