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포장 이미지와 실제 내용물 상태가 현저히 다른 경우가 많아 표시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빵, 햄버거, 김밥 등 거의 모든 식품이 포장지에는 먹음직스러운 사진을 걸고 광고하지만, 실제 내용물은 이와 딴판인 경우가 많다. 제품의 앞면에 '연출된 이미지' 등의 문구만 표시하면 내용물이 겉면 이미지와 생판 다르더라도 법적으로 문제삼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행 식품 표시기준이 기업들의 면죄부로 활용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들은 뜯어보지 않고도 포장지 사진과 내용물이 다르다는 것을 십수 년간 누적된 식품 구매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사실상 속아주며 먹고 있는 셈이다.
햄버거는 양상추와 소스가 턱없이 부족했으며 패티 크기가 현저히 작았다. 빵은 포장지 사진에 비해 크림, 쨈 등 필링(속)이 부족했다.
포장지에 안내하는 제품 이미지와 실제 제품은 차이가 극명했지만 9개 제품은 '위 이미지는 실제 제품과 다를 수 있으므로 구입 시 유념하시기 바랍니다'와 '연출된 사진', '이미지 예', '연출된 이미지' 등을 주표시면(앞면)에서 10포인트 이상의 글씨로 표시해 법적 책임을 피해가고 있었다.
징코푸드시스템의 간식용 빵 제품인 딸기카스테라에는 면피 표시 조차 없었다.
이미지 예 등의 안내 문구를 포장지에 삽입하지 않은 딸기카스테라 제품은 두 개의 카스테라 빵 사이에 크림을 넣어서 만든 빵이다. 필링이 가득해 보이는 이미지 사진과 달리 실제 필링은 매우 적게 들어 있었다. 카스테라 빵을 나눠봤더니 필링은 빵을 덮을 수 있는 양도 발려있지 않았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업체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해 봤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SPC삼립 스테이크 머쉬룸 치즈버거는 두꺼운 패티와 풍부한 소스가 들어있는 이미지를 썼으나 치즈 외 실제 내용물의 크기는 현저히 작았다. SPC삼립 추억의 버거 역시 마찬가지로 패티 크기가 실제와 이미지가 크게 달랐다.
특히 SPC삼립 신선가득 꿀호떡은 이미지 사진과 내용물이 거의 일치했다. 오리온 초코파이하우스의 디저트 초코파이 당근케이크도 사진과 내용물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실제 내용물이 사진에 비해 지나치게 빈약한 것은 허위·과대 광고라고 입모은다.
가공식품 업계는 경쟁 제품들에 비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이기 위해 실제에 비해 다소 과장된 이미지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하는 식품등의 표시기준에 의거해 '연출된 이미지' 등의 문구를 표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을 인지하고 있으며 간극을 줄이기 위한 고민을 해나가겠다고, 표시기준이 개정될 경우 적극 따르겠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빵과 햄버거뿐 아니라 라면, 레토르트 식품, 김밥 등 전반적인 식품에서 경쟁제품을 의식해 실제 제품과는 다소 다른, 더욱 먹음직스러운 이미지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내부에서 관련 고민을 꾸준히 하고 있고 가격 변동 없이 제품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으나 개선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