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그룹이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으며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어 그 일환으로 ▲친환경시장 지배력 확대 ▲미래기술 역량 확보 ▲그룹 사업경쟁력 강화 등 크게 3가지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 친환경 시장, 전기차 전용 플랫폼 호응 폭발...내수. 해외 판매량 ‘업’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그룹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탑재한 현대차 ‘아이오닉5’, 하반기에는 기아 ‘EV6', 제네시스 ’GV60'를 잇따라 출시했다.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아이오닉5는 4월 출시 후 내수에서 8개월간 2만1478대를 팔며 전기차 부문 1위에 올라섰다. 기아 ‘EV6'도 8월 출시 후 9528대로 2위다.
친환경차 비중도 커졌다. 현대차는 지난달까지 내수 시장에서 친환경차(하이브리드 포함) 판매 비중이 14.7%로 전년 동기 대비 3.3%p 올랐고 기아도 17.7%로 5.2%p나 상승했다. 내수 판매량이 현대차, 기아 각각 8.2%, 5.1% 줄어든 가운데 친환경차 지배력은 급상승 중이다.
현지 맞춤형 모델 등 효율적인 투자로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판매량이 느는 추세라 최근 2026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기존 100만 대 수준에서 170만대 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 로봇 사업 박차... 글로벌 기업 인수, 투자로 미래기술 역량 확보 주력
미래 먹거리 시장을 위한 미래기술 역량 확보에도 적극적이었다. 지난 6월 미국 로봇 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1조 원에 인수했는데 이는 정 회장 취임 후 최초의 기업 인수였다.
로봇은 현대차그룹의 주요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다. 최근 카페, 식당 등에서 모습을 보인 서비스 로봇에 촬영 장비나 평평한 이동체를 달아 실외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끔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인 'CES 2022'에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 보스턴 다이내믹스 ‘스팟’ ‘아틀라스’ 등 로봇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 40대 차세대 리더 핵심 사업 배치... 사업경쟁력 강화
현대차그룹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그룹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았다. 이달부터 그룹 내 엔진 조직을 전기차 R&D 전담조직인 전동화 개발 담당으로 바꾸고 배터리개발센터를 신설했다. 전기차 경쟁력인 배터리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것이다.
연말 인사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인 203명의 신규 임원을 발탁하면서 플랫폼 기업 등 외부 전문가도 대폭 영입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에도 친환경 시장 확대를 위한 신차 라인업을 대거 늘린다. 현대차에선 차세대 전기차인 아이오닉6와 함께 코나EV, CUV 전기차, 미니밴 전기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는 니로 EV·EV6 GT를,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 시장 투자도 이어간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설비 확충과 도심항공교통 등에 약 8조8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중고차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은 중고차 판매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된 지 3년이 지나 법적 제한이 없다. 인증 중고차 시장이 매년 커지고 있고, 신뢰와 품질을 바탕으로 중고차 가격을 방어한다면 신차 판매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